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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 벗고 썰매…장애인 아이스하키의 꿈
2017-04-20 20:04 스포츠

아이스 슬레지 하키를 아십니까?

스케이트 대신 썰매로 빙판을 누비는 장애인 아이스 하키를 말하는데요. 우리 대표팀이 3회 연속 패럴림픽 티켓을 따냈습니다.

이들의 눈부신 도전기를, 유승진 기자가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케이트 대신 매끈한 썰매가 빙판을 시원하게 가릅니다.

스틱의 한쪽으론 퍽을 날리고, 반대 쪽으론 썰매를 끕니다.

라이벌 이탈리아와의 대결을 앞두고 락커룸은 긴장감이 감돕니다.

[서광석 /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퍽을 가진 사람을 따라가면 끝까지 쫓아가야…"

경기 1분 전, 어느 때보다 비장한 선수들.

[현장음]
"파이팅! 파이팅!"

썰매를 힘껏 밀어 링크에 오르면 버거웠던 모든 걸 벗어던지고 자유의 몸이 됩니다.

"아이스하키 경기가 한창인데요. 이렇게 출입구 한 구석에는 링크에 오른 선수들이 잠시 벗어놓은 의족과 휠체어들이 남아 있습니다."

퍽을 내려놓자, 전쟁같은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패스를 받아 시원한 한 골, 강한 스냅으로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듭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게 못내 승기를 내주고 맙니다.

[현장음]
"잘했어, 잘했어!"

팀의 간판 공격수 정승환. 온몸이 쑤시고 아프지만, 지고만 경기에 속이 더 쓰립니다.

5살에 사고로 다리를 잃었지만, 대학생이 되어 빙판에 처음 오른 뒤, 빠른 드리블로 '빙판의 메시'란 별명이 생겼습니다.

[정승환 / 센터 포워드]
"마음껏 뛸 수 있고 숨이 거칠게 뛸 수 있는 걸 느낄 수 있는 게 썰매인 것 같아서. 아이스 슬레지 하키는 저의 청춘인 것 같습니다."

탈북민 1호 국가대표 최광혁. 북한 꽃제비로 지냈던 유년시절, 불의의 기차 사고로 다리를 잃었습니다.

[최광혁 / 포워드]
"의료기술이 발전된 나라가 아니니까. 그냥 절단했죠."

탈북 후 하키채를 잡은 지 3년 차, 목표가 있는 요즘은 그저 행복합니다.

[최광혁 / 포워드]
"예전에 제가 뭘 했건 어디서 태어났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만큼 태극마크달고 주전으로 뛰고 싶은…."

의족을 벗고 썰매에 오른 사나이들, 눈부신 열정이 평창의 밤을 깨우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유승진 기자 promotion@donga.com
영상취재 : 조승현
영상편집 : 김지윤
그래픽 : 안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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