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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설 곳이 없다…연 9백만 찾는 일본 ‘노인 거리’
2017-11-19 19:38 뉴스A

지금 보신 노인특화거리를 취재한 황규락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1. 황 기자, 일본의 노인거리를 직접 다녀오셨잖아요. 실제로 가보니까 어떠셨나요?

제가 가본 일본의 노인 특화거리는 연간 9백 만 명이 찾는 관광 명소였습니다. 원래는 우리 탑골공원처럼 그저 어르신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였는데, 정부와 지역 주민들이 뜻을 모아서 관광 명소로 바뀐 겁니다.

이 거리 별명이 '노인들의 하라주쿠'에요. 하라주쿠는 일본의 홍대 같은 곳인데, 이곳이 노인들의 홍대, 노인들의 명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활기찬 겁니다.

오가는 어르신들에게 어떤 점이 좋아서 여기 오시는지 물어 봤는데, 대부분 대답은 '걷기 편하고', '살게 많아서'였습니다.
어르신 취향에 맞는 먹거리가 있고 가격도 싸서 부담 없이 살 수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2. 아까 우리나라에도 노인특화거리가 있다고 하셨는데, 저는 처음 들었거든요. 노인분들은 다들 아시는 건가요?

저도 처음에는 이런 거리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거리 자체도 굉장히 후미진 곳에 있었고요, 길도 짧아서 찾는데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주변 어르신들께도 여쭤봤는데, 대부분 모르시더라고요. 어르신 말씀 한 번 들어보시죠.

[나덕수 / 인천 남동구]
"자세히 몰라요. 내가 여기온지 10년이 넘는데 그 소리는 아직 못 들어봤어요. '락희거리'란 건…"

3. 어르신들을 위해 만들었는데 어르신들이 모른다… 그렇다면 노인 거리가 유명무실한 것 아닌가요?

그렇죠. 지자체에서 만들긴 했는데 홍보가 안 돼 있다는 겁니다. 물론 특별한 점이 있긴 합니다. 어르신들이 목이 마르시면 가게에 들려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표시를 해놨다든가, 가게 안에 지팡이를 세워 놓을 수 있도록 배려해 놨다든가 하는 점인데요.

그러나 곳곳에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고, 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싸움이 나는 상황도 비일비재 했습니다.

사실 보시는것 처럼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와 빈곤율은 OECD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빠르고 심각합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고령화 속도가 빠른데도 정작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갈 곳이 마땅치가 않으시잖아요. 그러니까 락희거리가 발전해서 어르신들의 하라주쿠, 어르신들의 홍대로 자리 잡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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