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도망 막아라” 비상구 막힌 ‘달방’ 사람들
2018-01-22 19:43 사회

불이 난 종로구 여관방은 흔히 '달/방'이라고 부르는 곳이었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이들이 다달이 돈을 내면서 장기 투숙하는 곳이어서 그렇습니다.

이런 달방을 둘러봤더니 참 위험했습니다.

이은후 기자입니다.

[리포트]
작은 방 한칸에 허름한 화장실 하나.

그나마 침대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빈 방이 별로 없습니다.

[여관 주인]
"월세 35-40만 원. 하나 남은 건데 그 방도 월세."

같은 방에 수십 년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관 주인]
"수도세를 내요, 전기세를 내요? 밥 먹는 거만 해결하면 되는데. 저기 사는 사람들은 한 30년 된 사람들이에요.

직장 떨어져 나가고 가족 파산되고 갈 데가 없으니까."

창문엔 방범창살이 설치돼 있는 곳이 많아 불이 나면 비상구가 유일한 생명길.

하지만 무용지물입니다.

[여관 주인]
"안 막아놓은 데가 어딨어요. (돈 안 내고) 도망가니까."

방안에서 밥을 해먹기 때문에 화재 가능성도 큽니다.

[여관 주인]
"다 밥해먹어요, 여관에서. 부탄가스. 그러니까 펑펑펑 소리났지 그 집에."

옥상으론 대피할 수 있을까.

[이은후 기자]
"화재가 난 여관 인근 골목에 있는 숙박업소입니다.

구청엔 4층으로 신고가 돼 있는데, 실제론 5층으로 증축이 돼 있어 대피할 수 있는 옥상이 없습니다."

구청에선 불법증축 사실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관할구청 관계자]
"4층까지 돼 있는 걸로 돼 있고요. (증축신고는?) 지금 기록상 나타난 건 없어요."

[배상훈 /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
"지금 시스템에선 저렇게 놔두다가 불 타면 재개발하는 그런 방식이죠."

비좁은 골목의 허름한 달방은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처럼 화재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elephant@donga.com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김민정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