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깊은뉴스]용기내 공개해도, 피해자는 두 번 운다
사회 [채널A] 2018-02-1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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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는 '피해자가 비난받는 유일한 범죄'란 말이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를 당당히 공개한 피해자가 또다시 고통받는 이른바 2차 피해도 매우 심각합니다.

박건영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

[리포트]
“과거 피해자들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앞으로 나오고…”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한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검사장.

지금까지 별 해명 없이 입을 닫고 있습니다.

기자는 안 전 검사장의 집과 평소 다니던 교회를 여러 번 찾아가 봤습니다.

[현장음]
"계세요."

[현장음]
“안태근 검사께서 과거에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 들어보려고 왔거든요. 대답 어려우신가요?“

끝내 행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성형 수술을 왜 했냐?" "정계 진출하려는 거냐"
"갑자기 왜 튀어나왔냐" "출생지역 못 속이네"

이 와중에, 폭로자인 서지현 검사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온갖 비난과 억측에 시달렸습니다.

서 검사는 이런 괴소문들에 대해 검찰에 수사까지 요청했지만, 악성 루머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박건영 기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조직 내 성범죄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의 과반수는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서 검사의 경우처럼 2차 피해를 우려해서라는 응답이 30%나 됐습니다.

인천의 한 세무서에 다니는 공무원 안 모 씨.

지난 연말 회사 회식에서 직속 상관이 자신에게 가한 행위를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립니다.

[안모 씨 / 세무 공무원]
"'너무 예뻐' 이러면서 허벅지를 만지면서 제 손을 본인 XXXX 쪽으로 끌고 가서 만지게 하고… 머리가 멍해지면서 이게 현실인가…"

곧바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상관의 사과는커녕 조직 내의 차가운 시선만 돌아왔습니다.

[안모 씨 / 세무 공무원]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동료들이) 왕따를 시키더라고요. 말도 안 되는 소문들. 과장 사모가 저를 무고죄로 고소했다. 제가 전과 16범이고.“

오히려 회사의 품위를 손상했다며 안씨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성추행 피해자 5명 중 1명은 직장 안에서 나쁜 소문이 돌았고, 피해자가 징계를 받거나 퇴사하게 된 경우도 4명 중 1명이나 됐습니다.

[안모 씨 / 세무 공무원]
"조직에다 반항했기 때문에 나는 너에게 징계를 하겠다. 진짜 자살 생각까지 했어요.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렇게까지 당해야 하나.”

교수의 꿈을 안고 명문대 대학원에 진학했던 A씨.

지도 교수의 술자리에서 벌어진 행위를 놓고 2년째 성추행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A씨/ 대학원생]
(동석한) 다른 학교 교수님이 저한테 '당신 교수가 총각이니까 가끔 만져주고 그러라' 하니까…"

대학원 측에 담당 교수를 바꿔 달라고 요구했지만 묵살당했습니다.

[A씨 / 대학원생]
"학과장이 네가 공부를 계속하려면 이걸 덮고 넘어가야 한다. 과거의 학생도 그랬다."

[장윤미 / 변호사]
"(성범죄는) 굉장히 내밀한 범죄기 때문에 증명을 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단순히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가해자를) 무혐의 처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수사 관행은 바로 잡혀야…"

여성 영화감독 B씨는 지난 2015년 학교 동기인 여성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가해자인 이현주 감독은 징역 2년에 집행 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오히려 피해자인 B씨에게 합의를 종용했습니다.

[B씨 / 영화감독]
"(교수가) 고소 취하를 하라 그러고, 가해자를 용서해주라 그러고. 가해자는 가만히 있는데. 그거 자체가 저한테는 되게 폭력적이었거든요."

성추행을 당한 것도 모자라 2차 피해까지 봐야 하는 피해자들.

근거 없는 비난과 악소문의 화살은 가뜩이나 움츠러든 피해자들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히고 있습니다.

[추지현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
"2차 피해가 결국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통념에 대한 결과다. (조직 내에) 고충상담 위원회가 있잖아요. 운영하는 사람들이 성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필요한데 역할을 잘 못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도 정비할 부분이 많죠."

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박건영 기자 change@donga.com
연출 천종석
글·구성 지한결 이소연
그래픽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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