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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정부 자금 지원하라’ 한국GM의 엄포?
2018-02-13 19:21 경제

오늘의 키워드는 바로 환자가 쓴 처방전 입니다.

[질문1]환자는 한국GM인 것 같은데, 처방전은 무슨 뜻인가요.

환자에게 필요한 처방은 의사가 내려야 하는데, GM은 환자이면서 한국정부를 향해 공적자금 지원과 세제혜택을 달라며 자체 처방전을 내놓았다는 의미입니다.

[질문2]하나하나 풀어보겠습니다. 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이유는 뭡니까.

공장가동률이 20%에 머물고 있으니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됐는데요. 

첫번째로 높은 제조원가를 꼽을 수 있습니다. GM은 글로벌 경영을 내세워 한국에서 생산된 부품을 모두 미국으로 보낸 다음 다시 한국GM의 공장에 공급하는 방식을 씁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본사는 한국공장에 높은 가격을 책정해 채산성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물론 GM에선 '연구개발비가 포함돼 높게 보일 뿐'이라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국GM이 만든 자동차의 원가는 국내 제조사 평균보다 훨씬 높아 문제로 지적됩니다.

두번째로는 자금을 빌려주는 미국 본사가 고율의 이자를 매긴다는 점입니다. 한국 GM에 자금을 빌려주는 미국 본사가 받는 이자율이 평균 5%대라 한국에서 이자놀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여기에 미국 본사가 브랜드 사용 로열티도 꼬박꼬박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한국공장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이익만 챙겼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군산공장 가동률은 크게 떨어지는데 근로자 평균임금이 8700만 원이라고 알려졌을만큼 생산성이 낮았던 게 원인으로 보입니다.

[질문3]경영에 문제가 컸던 것 같은데, GM은 왜 정부에 자금을 요청한 건가요.

경영을 정상화하려면 3조원이 필요한데 지분 17%를 산업은행이 갖고 있으니 대략 5100억 원을 공적자금으로 부담하라는 게 GM의 요구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GM이 경영의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은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자금만 지원하면 얼마 안가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가 노심초사하는 대목도 있습니다. GM이 전격적으로 호주 공장을 폐쇄했고 이전에도 유럽시장 철수 등 강도 높게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한 적이 있어 군산에 이어 한국에 있는 다른 세 곳의 공장도 철수하지 않을까 적잖이 눈치를 보는 상황입니다.

[질문4]GM은, 한국정부가 쉽게 들어주기 어려운 이런 요구를 왜 했을까요.

우선 공장폐쇄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 '한국정부가 제때 필요한 지원을 안해서 문제가 됐다'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군산 지역에선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조선소가 문을 닫아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줬습니다. 이어 GM공장까지 문을 닫게 되면 근로자 2000명은 물론 협력업체까지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고 있는 현 정부의 약한고리를 파고 들어 지원을 끌어내겠다는 계산이 깔린 포석으로 보입니다.

또 있습니다. 당장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으니 호남 민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권은 물론 예전 국민의당을 포함한 야당에서도 호남지역 민심 이탈을 우려해 어떤 형태로든 지원은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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