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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욕설·폭행 취객 난동…‘지하철은 괴로워’
2018-03-23 11:48 사회

서울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불법 행위 3건 중 1건은 바로 '취객들의 난동' 입니다.

어느 정도 심각한지, 이범찬 기자가 역무원들의 하루를 따라가 봤습니다.

[질문1] 저도 밤에 지하철 타고 가다보면 취객들 종종 보곤 했는데 그렇게 많습니까?

예. 신도림역과 홍대입구역, 공덕역 등 3곳에서 역무원 체험을 해봤는데요, 취객이 몰리는 시간대인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취객들 중에는 역무원을 향해 욕설을 하는 경우가 적잖았는데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죠.

[현장음]
"내가 찍으면 왜 안되냐고요. 찍고 10초 안에 안 들어가시면 문이 닫혀요. 그럼 니가 해보세요 XX, 개XX야."

[현장음]
"XX 니가해! 니가 갑이야?"

[현장음]
"어쩌라고.어?"

[질문2] 어우, 저렇게 욕을 합니까?

네. 저 정도는 시비를 거는 정도에 불과한데요.

일부 취객들은 기물을 부수거나 역무원을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취객이 자동판매기 주위를 서성이다 느닷없이 자동판매기를 두들기는데요. 제지하는 역무원을 오히려 때립니다.

하루 이용객이 43만 명에 달하는 신도림역의 경우 사흘에 한 번 꼴로 역무원 폭행 사건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상춘 / 신도림역 역무원]
맞는 직원이 상당히 많아요. 저희들 농담 삼아 (취객들과) 3~5 미터는 유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질문3] 취객들 욕설이나 폭행만 피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저도 처음에 그런 줄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역무원 분들은 생각보다 다양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1시간에 한 번씩 승강장을 순찰하면서 쓰레기를 줍고, 토사물을 처리하고 막차에서 잠자는 취객 깨우고, 분실물 챙기고.. 정말 눈코 뜰 새가 없었습니다.

규모가 큰 공덕역의 경우 하루 밤 사이 총 순찰 거리가 약 5킬로미터에 달했습니다.

[현장음]
의자 밑에 토사물 있습니다. 처리 부탁드립니다.”

[지하철역 환경미화원]
잡고 서 있다가 그냥 유리에다가 토하는 거예요. 그럼 우리가 어떡해요.”

[질문4] 역무원을 폭행하면 처벌받지 않나요?

네, 그렇습니다.

철도안전법에 따라 역무원을 폭행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지만 역무원 폭행 사건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셉니다.

경찰에 고발을 하더라도 취객이 술 핑계를 대면서 선처를 호소하면 마지못해 합의를 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상춘 / 신도림역 역무원]
"보통 폭행하신 분들이 합의나 죄송하다고 용서를 구하니까 직원들은 우발적이라고 보고(합의해 주는 거죠). 그런데 워낙 일상적이고 다발적이기 때문에 술 취하신 분들을 마냥 봐드리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봐야죠."

지하철 역무원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란 생각이 뿌리내려야 할 때입니다.

지금까지 스포츠부 이범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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