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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철 시선] 허영심은 말이 많다
2018-03-23 11:56 사회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가왕 조용필의 이 배낭이 아닙니다.

선희야 가방을 왜 쌌니 트로트의 황제 태진아의 이 가방도 아닙니다.

요즘 광고나 패션잡지보다 뉴스에 더 많이 나오는 H사의 B가방 얘깁니다.

이 가방은 프랑스 배우이자 가수였던 제인 버킨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백화점에 알아보니 작은 건 1200만 원에서 큰 건 1500만 원이나 한다고 합니다.

돈이 있다고 바로 살 수 있는 물건도 아닙니다. 매장엔 진열품도 없고요. 예약도 안 되고요. 언제 입고될 지도 모른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2007년 대선을 넉 달 앞두고 재미사업가로부터 이 가방을 선물로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나중에 돌려줬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애초에 고가의 가방을 안 받은 게 되는 건 아니죠.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선물을 준 사람이 청구서를 들이미는 바람에 당시 MB 캠프 관계자가 서명한 각서까지 공개됐습니다.

2007년 12월 6일. 대선을 13일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더는 이 목소리 안 듣고 싶었는데, 오늘 한 번만 더 듣겠습니다.

[박채윤 /김영재 원장 부인] 
제가 추석 선물도 준비했는데 그럼 이거 어떡하나.

[안종범 / 당시 경제수석(2015년)] 
고맙습니다. (추석) 지나서도 받을게요.

이 뒷 모습 누굴까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입니다. 평창 패럴림픽 경기 당시 내내 둘러 메고 다녔던 백팩, '태극기 2개'가 꽂혀있죠.

명품으로 보이진 않지만 명물이 된 건 분명해 보입니다.

가방을 명품으로 만드는 건 가격이 아니라 사람인 것 같습니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허영심은 말을 많이 하게 하고, 자존심은 침묵하게 한다"고 했습니다.

허영심이 많으면 자신을 드러내고 포장하려고 말을 많이 하게 되지만, 자존심이나 자신감은 드러내려 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법입니다.

천상철의 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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