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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공포’…국내 이란 유학생들 계좌 폐쇄
2018-11-07 19:32 뉴스A

북한이 그토록 없애달라고 하는 미국의 독자 제재, 그 힘을 엿볼 수 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내은행들이 이란에서 온 유학생들의 은행 계좌를 페쇄하기 시작했습니다.

조만간 이란 유학생들은 은행송금도 못하고, 오로지 현금만 써야 하는 상황에 처할 위기입니다.

조아라 기자입니다.

[리포트]
6년 전 한국으로 유학 온 세피드 씨는 최근 은행으로부터 계좌 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세피드 / 서울대 전기공학 박사과정]
"장학증명서, 재적증명서, 장학금증명서 다 가지고 갔는데 서류 아예 보지도 않으시고 계좌를 닫아야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해외 송금용 계좌가 아닌 장학금과 생활비를 넣는 입출금용 원화계좌지만 이란인이란 이유로 막힌 겁니다.

[데이비드 / 서울대 국어국문학 석사과정]
"비즈니스 하는 사람도 아니고 (나 같은)유학생들한테 이렇게 한다는 것은 절대 이해 못 해요."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인 이란인 600여 명. 이 가운데 400명 가량이 유학생인데 여기엔 우리 정부가 초청해 모든 비용을 지원하는 국가 장학생도 상당수 포함돼 있습니다.

[구기연 /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국비 초청 유학생들의 사안이기 때문에 긴 안목으로 바라봤을 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미국이 제재 대상으로 지목한 700명의 개인과 단체에 포함돼 있진 않지만 국내 모든 이란인의 금융거래가 사실상 차단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미국의 이란 제재를 위반하지 않기 위한 불가피한 선제 조치라고 설명합니다.

[신동찬 / 율촌 국제 변호사]
"전 세계적으로 다른 나라 금융기관들에서도 상당히 많이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거든요. 위험 회피차원에서…"

달러를 앞세운 미국의 초강력 제재에 한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조아라 입니다.

likeit@donga.com
영상취재: 이호영
영상편집: 손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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