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깊은뉴스]라돈 측정·불 끄기…“밑 빠진 단기일자리”
[채널A] 2019-01-11 20:08 뉴스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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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기획재정부가 정부 부처에 돌린 공문입니다.

연말까지 단기 일자리라도 빨리 만들라는 내용이었죠. 일자리 통계가 나빠지니 어떻게든 숫자를 높여보고 싶었을 겁니다.

공공일자리는 이런 식으로 소폭 늘어났습니다.

세금을 써서 급히 만든 단기 공공 일자리, 제대로 돌아가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3가지 사례를 통해 실상을 짚어봅니다.

허욱 기자의 더 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두 사람.

[현장음]
"안녕하세요. (제품이) 어디 어디에 있나요?"

해외 라텍스 제품의 라돈 방출량을 확인하러 온 측정 요원입니다.

[라돈 측정요원]
"라돈이 방출되는 걸 이용한 게 엑스레이예요. 엑스레이가 순간적으로 피폭되는 게 1mSv예요. 그렇다고 우리가 흉부엑스레이 안 찍나요?"

하지만 엑스레이 1회 촬영시 실제 피폭량은 0.01mSv,

[라돈 측정요원]
"우리는 기준을 250Bq/㎥으로 하지만 미국은 148Bq/㎥로 놓는다고 하잖아요."

이것도 잘못된 설명입니다.

우리의 실내 대기 중 라돈 권고 기준치는 미국과 동일합니다.

우리나라 취업자 수는 2017년 이후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는데 지난해 8월에는 3천 명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지난해 10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단기일자리 대책을 내놨습니다.

해외라텍스 제품 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라돈측정 서비스도 당시 내놓은 대책 중 하나였습니다.

문제는 4시간 교육을 받고 곧바로 투입되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지고, 현장에서는 믿지 못하겠다는 불만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엉뚱하게도 이 사업은 여론조사 회사가 맡았습니다.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교수]
"여론조사 기관에서 여론 확인하듯이 모집해서 기술적인 업무를 맡긴다는 것은… 그냥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로 착각을 하는 거죠."

겨울철 화재위험에 노출된 전통시장에는 지난해 말부터 화재 감시와 환경 미화 업무에 925명이 투입됐습니다.

역시 정부 대책으로 나온 단기 일자리입니다.

[○○시장 화재 감시원]
"하루에 저희가 밤 10시부터요. 거의 1시까지 근무해요. 일주일에 10시간 30분을 채워야 해요."

정부지원금으로 사람을 뽑을 수 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습니다.

[○○시장 상인회장]
"갑작스럽게 공문이 내려와서 4명을 갑작스럽게 (뽑기 어려웠고), 시장 사람이 아닌 외부 사람을 하려 하니까 쉽지 않아서."

담당 부처는 전통시장 지킴이 지원자가 적은 이유를 업무가 고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
"서류 분류하는 것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저희는 몸을 좀 움직이는 일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과연 그럴까.

정부가 에너지 지킴이 선발 지침을 내렸던 한 국립대학교. 에너지 지킴이는 2명이 한 조를 이뤄 빈 강의실의 불을 끄는 일입니다.

추가공고까지 냈지만 채용 목표에 한참 미달입니다.

[△△대학교 관계자]
"(30명이 지침인데 지금 17명이요?) 네. 그렇죠"

대학관계자는 일자리 명목으로 투입된 나랏돈을 공짜 장학금 정도로 여기고,

[△△대학교 관계자]
"장학금 명목이죠. 장학금. 어떻게 보면. 장학금의 일환이지 일자리로."

학생들도 코웃음을 칩니다.

[△△대학교 학생]
"저희 과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그 수업 끝나면 그 강의실 잠그고 불 끄고. 거의 조교님이 하는 거 같아요. 여기 있는 건물은 다 (자동으로) 꺼져요. 신식 건물은 다 꺼져요."

전문가들은 정부의 단기적 처방을 질타합니다.

[박상인 /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단기 일자리 5만 개를 만들어서 한 달, 두 달 통계가 좋아지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정말 재정을 낭비하는 그런 정책들, 결국은 국민들에게 꼼수라는 식으로 신뢰까지 잃게 되는 거죠."

채널A 뉴스 허 욱입니다.

wookh@donga.com

연출 : 천종석 홍주형
구성 : 지한결 손지은 이소희 정채영
그래픽 : 안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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