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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서 수영모에 펜으로 ‘쓱쓱’…개최국 망신
2019-07-16 19:58 뉴스A

우리 선수들은 이렇게 감동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 개최국으로서 행정은 부끄럽습니다.

스포츠부 김유빈 기자 나와있습니다.

1. 어제 우하람 선수 입은 테이프 붙인 유니폼이 충격이었는데, 우리 선수가 쓴 수영모가 또 논란이라고요?

네, 먼저 영상 함께 보시겠습니다.

지난 13일, '오픈워터' 종목입니다.

우리나라 백승호 선수가 들어서는데요.

모자에 영문으로 코리아가 써 있는데, 좀 엉성합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백승호 선수가 골인 지점에 들어서자마자 화가 난듯 모자를 벗어버립니다.

바로 이 '수영모'인데요. 코리아라는 국가명이 어설프게 매직펜으로 써져 있습니다.

국제연맹 규정을 몰라서 벌어진 일인데요. 규정상 수영모엔 국가명만 적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영연맹은 태극기가 새겨진 수영모를 지급했습니다.

경기 직전에 기권 처리될 위기에 몰리자, 부랴부랴 일반 수영모를 공수해왔는데요.

퀵서비스로 배달된 모자에 매직으로 국가명을 쓰고 겨우겨우 출전은 했는데, 사이즈가 맞질 않아서 수영모를 붙잡고 경기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2. 수영모를 붙잡고 경기를 할 정도였으면, 경기 성적에 영향은 없었나요?

물론 있었습니다.

오픈워터는 엄청난 장거리를 헤엄쳐야 해서 '수영의 마라톤'이라고 불립니다.

백승호 선수는 자신의 기록보다 훨씬 떨어진, 57분 5초의 기록으로 60명 중 48위를 했는데요.

경기가 끝나고는 "수영모가 계속 벗겨져서 성적이 잘 안나왔다"며 매우 아쉬워했는데요.

저희가 이 광경을 직접 지켜본 백승호 선수의 부인이자 프로배구 스타인 배유나 선수와 접촉해봤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배유나]
"처음 시합이고 긴장된 상태에서 그런 일까지 있었던 게 안타깝긴 하죠. 그런 게 좀 더 대처가 좋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3. 안타깝네요. 테이프 유니폼, 매직펜 수영모.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입니까?

이사회 내부 갈등 때문이었습니다.

수영연맹은 올초 공개 입찰을 통해 S사와 유니폼 계약을 했습니다. 3월 이사회까지 통과했는데요.

그런데, 일부 이사들이 후원사 중 한 곳이 이름 없는 업체라는 이유로 한사코 반대하면서, 5월말에 재입찰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대회를 열흘 앞둔 시점에서 A사가 후원사로 다시 지정이 된 겁니다.

시간이 부족했던 A사는 제대로 된 유니폼을 준비하지 못했던거죠.

수영연맹은 공금횡령 등의 문제로 2년간 관리단체로 지정됐다가, 지난해 해제됐는데요.

새로 취임한 김지용 회장이 행정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외쳤지만, 안일한 행정으로, 국제적인 망신을 사고 말았습니다.

스포츠부 김유빈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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