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이 간다]북녘 땅 바라보며 70년…실향민의 설
[채널A] 2020-01-27 20:01 뉴스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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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소식이 매번 무겁게 다가오실 분들, 북한 땅에 가족을 남겨둔 이산가족 분들이시죠.

명절이면 그리운 마음은 더 커져서 고향생각, 가족생각 때문에 가시는 곳들이 있습니다.

김진이 간다 김진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리포트]
[김진]
설 연휴 마지막 날입니다. 고향을 코앞에 두고도 오랜 세월 가보지 못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바로 실향민들입니다. 이제 이분들도 무척 연세가 드셔서 작년 한 해에만 이산가족상봉 신청자 3,000명가량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고향을 코앞에 두고도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분들. 과연 이번 설, 어떤 명절을 보내셨을까요?

실향민 1세대인 윤일영 할아버지.

파주 임진각 너머 지금은 북한 땅인 경기도 장단이 고향인데요, 6.25 때 가족들과 함께 고향을 떠났습니다.

[윤일영(84) / 실향민]
대내면, 강상면, 대강면, 우리 고향이 오음리인데, 장단군 장도면 오음리. 여기가 우리 집안이야 윤일영.

고향 생각이 날 때마다 직접 지도를 그려나갔습니다.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윤일영 할아버지.

온가족이 내려왔지만 잠시 고향에 돌아갔던 넷째 형만은 다시 만날 수 없었습니다.

[윤일영(84) / 실향민]
우리 큰 형님, 둘째 형님 그리고 셋째 형님 이거 본인 나. 만약에 넷째 형님이 살아계셨다면 여기에 서 계셨겠네요. 넷째 형님이 625 났을 때 고향에 다녀온다고 어머니한테 얘기했다는데

헤어져 보낸 세월이 어느덧 70년. 끝내 보지 못한 형님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윤일영(84) / 실향민]
만일에 살아서 만난다면 ‘아니 형님 그 얼마나 고생을 하셨느냐?’ (묻고 싶어요)

고향이 그리울 때면 파주 감악산을 찾아갑니다.

어린 시절, 고향 집 툇마루에서 남쪽에 있는 감악산을 바라본 기억 때문입니다.

[윤일영(84) / 실향민]
저기 멀리 희미하게 산 보이는 게 우리 고향에 비치산이라고 하는 산인 것 같아. 여기서 거리로 보면 약 4km 내지 5km 되거든. 그러니 지척이지 뭐 지척

고향 비치산을 바라볼 때마다 고향에 홀로 남은 넷째 형님 얼굴을 그려봅니다.

분단의 아픔을 담고 있는 파주 임진각.

정성춘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벌써 50년 가까이 실향민들의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정성춘(75) / 실향민]
실향의 아픔 그 사연이라든가 부모, 형제 그리워하는 그 모습, 그런 장면 있으면 찍고 그러려고

임진각 한 켠에는 그가 찍은 실향민들의 모습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정성춘(75) / 실향민]
이 분이 북한 고향에 어머니가 계신데요. 그러니까 여기 와서 보고 싶어서 이렇게 우는 사연이야. 이거는 부모 형제 가족이 빨리 오기를.

정성춘 할아버지 역시 실향민입니다.

[피디]
어디 가시는 거예요?

[정성춘(75) / 실향민]
내가 살던 내 고향, 고향 하늘 보러.

한평생을 임진각에서 보낸 할아버지. 고향 땅을 밟을 날만을 기다립니다.

[정성춘(75) / 실향민]
지금 생각하면 한 번 내가 나이 더 먹기 전에 살아있는 동안에 한 번 가봤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요.
어떻게 변했는지 카메라로 남기고 싶어요.

매년 설에는 실향민들이 임진각에 모입니다.

함께 모여 차례를 지내며 고향에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명절 때면 더더욱 생각나는 가족들.

정성춘 할아버지는 설날에도 변함없이 임진각을 지키고 있습니다.

[정성춘 (75) / 실향민]
오늘 설날이야. 그러니까 이거 하나씩 들고 가요.

[실향민 A씨]
이게 뭐예요?

[정성춘(75) / 실향민]
설날이라서 싸 온 거예요.

고향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아픔을 나눕니다.

[정성춘(75) / 실향민]
고향 어디야?

[실향민 A씨]
황해도.

[정성춘(75) / 실향민]
황해도. 나는 저기 장단이야. 손에 잡힐 듯해도 못 가는 거 아니야.

곧 돌아갈 수 있으리란 생각으로 전쟁을 피해 떠나온 고향.

하지만, 어느덧 분단 70년. 실향의 아픔은 대를 이어 계속 됩니다.

[실향민 B씨]
어머니는 돌아가신 걸 아직 확인 못 했어.

[피디]
고향 생각 많이 나시겠네요?

[김원육 / 실향민]
나면 뭘 해. 가질 못 하는데 착잡하지.

분단 이후 강산이 7번 변했지만 눈앞의 고향을 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는 부디 이분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길 바랍니다. 김진이 간다의 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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