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때문에 하늘길이 막혀서 요즘은 나라 밖으로 나가기도 들어오기도 쉽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겨우 장례식에 참석한 독일 교민의 사연을, 권솔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베를린 교민 박다정 씨가, 아버지 부고 소식을 전해들은 건 지난 13일, 하지만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코로나 19로 한국행 항공편이 대폭 줄어든 겁니다.

[박다정 씨 / 베를린 교민]반투자막
"그 날 들어갈 수 있었던 비행기표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일 빨랐던 비행기가 다음날 (프랑크푸르트에서 가는) 비행기…."

우여곡절 끝에 베를린에서 기차로 7시간, 다시 비행기로 11시간, 다시 KTX를 타고, 사흘 만에야, 겨우
아버지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습니다. 

[박다정 씨 / 베를린 교민] 
"겨우 이제 발인에 맞춰서 한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진짜 답답하고 조금 되게 참담한 심정도 많이 느꼈어요."

박 씨는 그러나 외국인 입국이 차단될 거란 소식에, 직장과 남편이 있는 독일로, 서둘러 돌아갔습니다.

[박다정 씨 / 베를린 교민]반투자막
“남편도 저도 너무나 많이 걱정했고 갑자기 저희가 생이별을 하게 될까 봐...정말 힘들게 찾았고 힘들게 가졌던 직장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일주일 만에 돌아온 독일은 떠날 때와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현장음]
"휴지는 이렇게만 남아있고요. 빵은 지난주에 이거 하나 살 수 있었어요."

22일 이동제한령 이후, 마을은 유령도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현장음]
"사람이 진짜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지금 낮 12시입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교민들에겐, 가족을 잃은 아픔을 추스릴 시간조차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권솔입니다.

kwonsol@donga.com

영상편집 : 강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