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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으로 전락한 온누리상품권…지역상인 연루 정황
2020-06-01 19:44 뉴스A

여러분, ‘상품권 깡'을 아십니까.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온누리상품권을 싸게 사서 은행에 되파는 '상품권 깡'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소비자들과 영세 상인들에게 혜택을 주려고, 할인율을 확대했더니, 엉뚱한 업자들이 부당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공국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통시장 인근 새마을금고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재래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을 사려는 줄입니다.

그런데 모자와 마스크를 쓴 중년 여성이 상품권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적어줍니다.

[현장음]
"줄 서야 해 이쪽에"

상품권을 사서 나오는 사람들에게 현금을 주고 상품권을 챙깁니다.

[현장음]
"너무 감사"

전통시장 내 한 상점.

손님이 들어오자 대뜸 제지부터 합니다.

[현장음]
"저쪽 가게에 있다가 가라고 하면 와야 해요."

책상엔 온누리상품권이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상품권을 건네자 계수기로 세어본 뒤 금고에서 돈을 꺼내줍니다.

[시장 상인]
"할머니들 시켜 가지고, 돈 바꿔오라고 해가지고 이런 식으로, 많이 한 모양이에요. 잘못 됐다고 보죠."

지난 4월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을 10%로 확대한 뒤, 속칭 상품권 깡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할인된 가격에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해 물건을 사면 가맹점주는 은행에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걸 악용해 상품권 업자가 상품권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가맹점주가 현금으로 바꿔 차익을 나누는 겁니다.

[경찰 관계자]
"10만 원짜리는 9만 원에 살 수 있는 거잖아요. 1만 원 정도 가지고 나눠 먹는다고 봐야죠. 상인만 이걸 환전할 수 있거든요."

상품권을 발행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고소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는데, 지역 상인이 대거 연루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한 전통시장에서만 80곳 넘는 가게가 적발됐습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
"전달에 10만 원 바꿨는데 이번달에 1천만 원 가까이 환전하거나 이런 부분은 설명이 필요하잖아요. 반성문을 써서 내신 분도 있고."

경찰은 상품권 깡을 한 일당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세금까지 들여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는 취지가 업자 배만 불린 꼴이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kh247@donga.com
영상취재 : 정승환
영상편집 : 장세례
영상제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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