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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보다 무섭네요”…긴 장마에 낙과 평년의 10배
2020-07-31 19:37 뉴스A

긴 장마가 태풍보다 무서운 곳, 과수원입니다.

수확철을 맞은 복숭아가 오랫동안 내린 비에 약해지며 우수수 떨어집니다.

이현용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15년째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김흥식 씨는 요즘 한숨이 늘었습니다.

자식처럼 키운 복숭아들이 떨어지면서 한 해 농사를 망쳤기 때문.

'긴 장마가 태풍보다 무섭다'고 말합니다.

[김흥식 / 충북 옥천군]
"태풍 때처럼 잠깐잠깐 오는 비는 도움이 되는데 긴 장마는 도움이 안 돼요. 내리는 비 보면 한숨만 나오죠."

비오고 흐린 날이 많으면 가지와 연결된 꼭지가 약해지면서 과실이 익기도 전에 떨어지는 겁니다.

지난달 24일 장마가 시작된 이래 이틀에 한번 꼴로 비가 오면서, 낙과율이 평년의 10배로 치솟았습니다.

충북 옥천 지역 800 농가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입니다.

"수확을 눈 앞에 둔 복숭아들은 5개 중 1개 꼴로 땅에 떨어져서 이렇게 빗물을 머금고 썩어가고 있는데요. 복숭아는 땅에 떨어지는 순간부터 흠이 생겨 상품가치를 잃게 됩니다."

게다가 흐리고 선선한 날씨 탓에 최근 여름 과일을 찾는 소비자가 줄면서 농민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중부지방의 장마 예상 종료 시점은 다음달 10일, 지난 1973년 이래 역대 두번째로 긴 장마로 기록될 전망.

예상보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농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현용입니다.

hy2@donga.com
영상취재: 이락균
영상편집: 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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