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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집’ 후원금 88억…할머니들 위해선 2억만 썼다
2020-08-11 20:40 뉴스A

지난 5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지원하는 '나눔의 집'이 후원금을 불법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오늘 민관 합동 점검 결과가 나왔는데,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받은 후원금 가운데 2% 정도만 할머니들에게 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나머지 후원금은 어디로 간 걸까요?

박건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복지시설인 나눔의집에서 지난 5년간 받은 후원금은 88억 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정작 할머니들에게 돌아간 후원금은 2.3%, 2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이 돈도 할머니들을 위해 직접 쓴 게 아니라 대부분 시설 운영 경비로 쓰였습니다.

나머지 돈은 나눔의 집 운영을 관장하는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송기춘 / 나눔의집 민관합동조사단 공동단장]
"할머니들의 생활, 복지, 증언활동을 위한다며 국민들에게 거둬들인 후원금은 양로시설 나눔의 집이 아니라 법인 통장에 입금됐습니다."

법인은 토지매입과 생활관 증축, 유물전시관 설립 등에 후원금 26억 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나머지 후원금은 시설 건립을 위해 비축해둔 것으로 추정됩니다.

후원금 모금 과정의 문제도 드러났습니다.

현행법에선 천만 원 이상 기부금품을 모집할 땐 지방자치단체나 행정안전부에 등록해야하지만 나눔의 집은 등록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나눔의 집 간병인인 법인 직원이 할머니들에게 정서적 학대를 가한 정황도 발견됐습니다.

[송기춘 / 나눔의집 민관합동조사단 공동단장]
"할머니 갖다 버린다, 가만히 좀 있어 …정서적 학대는 특히 의사소통과 거동이 불가능한 중증환자 할머니에게 집중됐습니다."

나눔의 집이 할머니들의 활동 역사가 담긴 사진과 국민들이 보낸 응원편지 등을 포댓자루에 넣어 베란다에 방치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 중에는 국가지정기록물도 있었습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나눔의집 운영법인을 경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입니다.

나눔의집은 조사 결과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change@donga.com

영상편집 : 이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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