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실업급여 문제입니다.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재취업하라고 주는 돈이죠.
그런데 받는 것도 어렵지 않고 횟수에 제한도 없다보니 일부러 실업급여를 받는 '중독자'들이 있습니다.
올해 역대 최대 예산 13조가 편성됐다는데,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가고 있나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다해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개월간 실업 급여를 받고 최근 다시 일자리를 구한 20대 남성.
일부러 정규직이 아닌 1년 계약직만 찾았습니다.
[27세 실업급여 수령자]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소정 근로일수가 180일이잖아요. 1년 미만 계약직으로 갔어요. 스카우트 제의가 왔는데 실업급여 맛을 보니까 이 회사에 못가겠더라고요."
계약직을 그만 둔 뒤 받는 실업급여가 일하며 받는 최저임금 월급보다도 많기 때문입니다.
[27세 실업급여 수령자]
"실업급여 받는 중에 제주도를 4번 갔다오고 부산을 5번을 갔다왔더라고요, 너무 편하니까 국가한테 미안해지더라고요"
4주에 1번 구직 활동을 했다는 증명을 하면 되는데 유튜브 취업 특강만 봐도 됩니다.
[27세 실업급여 수령자]
"체크, 성함 사인 사진 찍어 제출하면 하루 6만 120원씩 실업급여가 그대로 다음날 통장으로 들어와요. 무슨 내용인지 기억도 안나요. 그냥 준다니까"
이마저도 봤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습니다.
[고용센터 관계자]
"유튜브 자체가 연계돼서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는 아니어서요 본인의 책임 하에 받고 있죠."
실업급여를 3번 받은 한 여성은 구직 활동 증빙 차원에서 안 뽑힐 것 같은 회사에 지원했지만 나중에는 그럴 필요도 없게 됐습니다.
[33세 구직급여 3회 수령자]
"토익 시험을 보러간 증빙만 해도 1회로 쳐주겠다. 2년 전에 받았을 때도 어렵진 않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받았을 때는 더 쉬워졌네"
고용주들은 실업 급여를 받기 위해 대놓고 해고 해달라는 직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도 합니다.
이 PC방 주인은 최근 1-2년새 3명에게 같은 요구를 받았습니다.
[PC방 사장]
"해고하는 쪽으로 만들어줄 수 있냐 안 된다고 하니까 그때부터 변한 거죠. 일하면서 자고, 할 일도 아무 것도 안하고."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실업급여.
고용보험 가입기간에 따라 최대 9개월까지 지급되고 횟수 제한도 없습니다.
지난 7월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올해 5월부터 연속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실업급여 수령자 중 최근 3년간 3회 이상 반복해서 받는 사람만 2만 5천명에 이릅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실업급여 지급액과 기간은 늘려놓고도 지급 기준을 엄격하게 하거나 부정 수급을 방지하는 대책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채널 A 뉴스 이다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