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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보드 선물 사둔 날…버스 참사에 스러진 미용사의 꿈
2021-01-21 19:39 뉴스A

버스에서 내리다가 출입문에 옷자락이 끼어 숨진 20대 여성 사건 어제 전해드렸습니다.

유족에게 들어보니 고인은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며 미래를 준비한 꿈많은 여성이었습니다.

김은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촛불이 켜진 장례식장.

영정사진 속에 21살 김정은 씨의 생전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헤어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2년 넘게 미용기술을 배워 왔던 꿈많은 여성이었습니다.

남동생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 많던 누나의 부재가 실감 나지 않습니다.

[고 김정은 씨 남동생]
"매일 밤 12시까지 혼자 남아서 연습하고. 일에 대한 애착이 많았던 것 같아요."

월급을 모아 스스로 전세 보증금도 마련한 생활력 강한 누나였습니다.

사고 당일 늦은 퇴근 뒤 친구를 만나러 가던 길이 마지막이 됐습니다.

이날은 버스로 출퇴근하는 딸을 위해 정은 씨의 부친이 깜짝 선물을 준비한 날이었습니다.

[고 김정은 씨 남동생]
"아빠가 몰래 깜짝 선물로 (전동) 킥보드를 몰래 사둔 거예요. 하필이면 딱 그날에 이렇게 돼서."

어쩌면 사고를 막을 수도 있었다는 죄책감도 가족들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김정은 씨 남동생]
"차를 사줬더라면, 내가 그냥 킥보드 가져다 미리 줬으면, (아버지가) 그날에 대한 모든 걸 후회하고 있더라고요."

슬픔에 빠진 유족들은 사고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에도 고통받고 있습니다.

[고 김정은 씨 고모]
"보지도 않고 애가 휴대폰질을 했다느니, 교통카드를 못 찍어서 찍으려고 했다느니. 두 번 죽이는 거예요, 우리 애를…"

경찰은 정은 씨 외투가 버스 출입문에 끼어 발생한 사고로 원인을 추정하고 있지만, 유족들은 신체 일부가 문에 낀 걸 감지하는 버스 센서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버스 기사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채널A 뉴스 김은지입니다.
eunji@donga.com

영상취재 : 이영재
영상편집 :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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