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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요 뉴스]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촉법소년’ 일탈
2021-01-24 12:53 뉴스A 라이브

중국 고대 경전 '예기'는 인생의 의미를 나이에 따라 각각 다르게 설명합니다.

열살은 '유'라고 하며 배우고, 스무살은 '약'이라고 하며 관례를 통해 성년으로 대했고, 서른살은 '장'이라고 하며 혼례를 치룬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일곱살을 의미하는 '도'와 여든살과 아흔살을 의미하는 '모'는 죄를 범해도 벌을 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완전한 인격체가 아닌 아동이나 소년에게 성인과 똑같은 형벌을 부과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던 거겠죠.

만 14세 미만의 아이들로 현행법상 죄를 지어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는 '촉법소년'.

우리는 지난 한 주 그들의 철없는 일탈을 보며 또 다시 분노해야 했습니다.

[피해 노인]
"어어, 치네?"

[가해 학생]
"노인네! 고의성 아니었다고."

[가해 학생]
"뭐 때려봐, 쳐봐. 쳐보라고."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아 있는 중학생들을 향한 노인의 훈계는 되려 손자뻘 되는 아이들의 비아냥과 폭행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안하무인이라는 말이 우스워 보일 정도입니다.

가해 학생들,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예상하신대로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이 불가합니다.

정치권은 이런 일이 터질때마다 연령 조정이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정작 그에 따른 결과물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2017년 9월)]
"소년들의 형사책임 연령을 낮출 필요가 있는지, 낮춘다면 몇 살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법도 법인데, 특히 이번 사건에서 우리의 두 눈을 의심케하는 충격적인 장면은 바로 노인 세대를 향한 어린 청소년들의 비상식적인 행태입니다.

웃어른에 대한 일말의 존경, 존중,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를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만든 걸까요.

혹시 우리의 모습을 보고 배운 건 아닐까요?

입에 담기도 힘든 각종 노인 비하 표현으로 쉽게 폄하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퇴물처럼 취급하진 않았습니까?

오죽하면 노인들을 무턱대고 경시하는 '노인 포비아'라는 말까지 생겨났겠습니까?

이런 세대 갈등을 풀어야 할 정치권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히려 막말로 정치적 선동의 언어로 이런 갈등을 부채질하며 골만 더욱 깊게 만들어 왔던 건 아닐까요?

국민연금 개편할 땐 "미래세대에 보험료 폭탄"이 된다며 '노년층의 도적질'이라고 표현하고, 노동개혁을 위해선 "청년실업은 기성세대의 책임"이라는 이상한 명분만 만들지 않았냐는 겁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황혼이 멍들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화나요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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