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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장애 있으면 이용 못하십니다” 장벽 높은 ‘드라이브스루’
2021-04-19 19:38 뉴스A

요즘 '비대면'이 강조되면서, 여기저기 무인 판매점이 늘어났죠.

이런 변화가 장애인들에게 넘지 못할 '벽'이 될 수가 있다고 합니다.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두고, 여현교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현교]
"코로나로 이렇게 드라이브스루나 비대면, 무인 시스템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과연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 현장으로 갑니다"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33살 이승수 씨.

드라이브스루를 자주 이용하지만 매번 긴장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함께 이용해 봤습니다.

햄버거를 파는 드라이브스루 매장.

주문 지점에 도착하니,

"주문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음성만 나오고 버튼이나 영상 기능은 없습니다.

"***입니다. 주문 도와드릴게요."

음성만 반복되자, 핸드폰에 글씨를 써서 앞으로 갑니다.

"지금 대화가 안돼서 이렇게 써서 보여줘야 소통이 돼요"

글씨를 쓰느라 시간이 부족해 늘 눈에 잘 보이는 '신 메뉴'만 고릅니다.

음식을 받는 곳까지 가서 겨우 주문했는데,

"결제 도와드릴게요"

갑자기 다른 직원이 나와 곤란하다고 말합니다.

[A 프랜차이즈 매장 직원]
"주문하고 오신거세요?"

수화로 안들린다고 하지만, 보지 못했는지, 계속 말을 이어갑니다.

"앞에서 주문하셔야 되는건데"

주문을 다시 보여달라고도 합니다.

"주문 어떤 것 하시는 지 알 수 있을까요?"

[A 프랜차이즈 매장 직원]
(앞에선 안 들려서 주문을 못하신 거거든요)
"DT가 음성으로만 나올 수 밖에 없어가지고..."

모두 20분이 걸렸습니다.

[수화 통역사]
"지금 같은 경우가 되게 많대요. 안들리기 때문에 제발 써달라 써달라 했는데도, 지금도 보신 것처럼 다른 직원들이 나와서 왜 주문하지 않았냐 이런 식으로.."

얼굴이 보이는 화상 서비스나 '도움 요청 버튼'이 있다는 프랜차이즈 매장도 있지만, 실제로 가보니 작동하지 않는 곳도 많았습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주문 시스템을 늘릴 예정인데, 청각 장애인들의 불편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였습니다.

[D 프랜차이즈 매장]
"그거는 아마 불가능하세요. 저희가 스피커가 있다보니까. 드라이브스루 말고 매장으로 들어오시면 안내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인 계산대와 매장은 어떨까.

지체장애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성희 씨와 돌아봤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높아보이는 높이.

한 손으로 휠체어를 잡고 몸을 간신히 일으켜야 위의 버튼을 누를 수 있습니다.

또다른 식당.

역시 너무 높아 글씨 읽기가 힘듭니다.

결국 직원이 메뉴판을 가져다 줍니다.

최근 문을 연 무인 '밀키트' 판매점.

아래 진열대에선 혼자 꺼낼 수 있지만 위쪽 상품들은 꺼낼 수가 없습니다.

"못 꺼내요.
(안되나요?) 네.아예 안 돼요."

[주성희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답답하죠./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되는 거니까. 도움 없이 편하게 하자고 무인 기계로 다 바뀐 거잖아요 (근데) 대면이 되는 거예요."

[여현교]
"인증기에 카드를 갖다대야 문이 열리는 무인편의점입니다. 마찬가지로 휠체어를 고려하지 않은 높이입니다. 현장에서 사소해보이는 부분도 누군가에겐 큰 불편함입니다. 현장카메라 여현교입니다."

1way@donga.com
PD 김종윤 석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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