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수해 피해로 납골당에 물이 들어찬 광주의 유족들은, 유골을 직접 말려야 하는 끔찍한 경험을 겪어야 했습니다.
아직도 피해복구가 되지 않은 가족도 있다는데, 현장 카메라 정다은 기자가 가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집중호우로 유골함 1800 여기가 침수된 광주의 한 추모관입니다.
추석 연휴, 유족들의 마음은 더 무겁다고 하는데요.
어떤 상황인 건지, 현장으로 갑니다."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남겨진 건, 지난해 8월입니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빗물과 강물로 추모관 지하가 물에 잠겼습니다.
유족들은 유골함을 직접 끌어안고 나와 다시 화장하거나 직접 건조해야 했습니다.
젖은 유해를 직접 쓸어담아 나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신관수 / 유족]
"(침수 당시) 저희 엄마 유골함이 넘어져 있더라고요. 그걸 부둥켜안고 와서 집에 엄마 모셨던 방에서 보일러 50도 해서 9일을 말렸어요."
침수 사고가 발생한 지 400일 정도가 지났지만, 피해를 입은 1800 여기의 유골함 가운데 260 여기의 유족들은, 추모관 측과 피해에 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박모 씨 / 유족]
"추석이 다 와가는데 우리는 어디 가서 성묘를 드려야 되나. (추모관에) 내 남편이 있고, 내 아빠가 계시지만 찾아갈 수 없다는 거예요. 가고 싶지만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어버렸다는 게 (자식으로서, 아내로서….)”
죄책감에 시달린다고도 얘기합니다.
[안병준 / 유족]
"어머니를 뵈러 올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죠. 솔직히 어머니를 두 번 돌아가시게 한 것 같고…."
추모관 측이 침수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동의 없이 유골함을 다른 층으로 옮기기도 했다며,
아예 유골함을 집으로 가져온 유족도 있습니다.
[이모 씨 / 유족]
"명절도 돌아오고, 또 저희 아버지 기일이거든요. 그래서 저번 주 일주일 동안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래서 엄청 많이 울었고.”
추모관 측은, 자신들도 예상치 못했고 어쩔 수 없었던 자연재해였으며, 유족들과의 합의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입니다.
[추모관 관계자]
"자연재해로 물이 들어왔는데, 어떻게 하라는...유족들과 피해를 본 거 죄송하다고 하고, 우리 마지막 위령제까지 지냈(는데)."
지자체가 중재에 나섰지만, 지난 3월경 최종 결렬된 상황.
추모원 측과 일부 유족들과의 소송전이 남겨져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김남준 김종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