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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선이 간다]배달플랫폼으로 가서…독거노인 우유배달원도 줄었다
2022-01-27 19:53 사회

외롭게 지내는 독거노인들에게 우유 배달을 하면서 안부를 살피는 배달원들이 있습니다.

문 앞에 안 먹은 우유가 쌓여 있으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최근 배달원들이 더 많은 돈을 주는 배달업체 쪽으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배달 현장에 제가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미로같은 골목을 지나야 나오는 반지하 주택.

우유 가방이 비어있나 먼저 확인합니다.

[현장음]
"오늘도 별 탈 없으시구나."

우우를 배달하며 독거노인들을 살피는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입니다. 

이렇게 우유를 받는 독거노인이 전국에 3천 명이 넘습니다.

[현장음]
(우유는 언제부터 배달 받으셨어요? 몇 년 정도 받으셨어요?) "작년."

[서울 종로구 독거노인]
(다음 주에 설인데 설에는 뭐하실 거예요?) "TV나 보죠."

문 앞에 우유가 쌓이면 가슴이 철렁합니다.

[김태용 / 우유 배달지점장]
(우유가 쌓인 것 보실 때 마음이 어떠세요?) "섬뜩하죠. 솔직히. 1년에 두 세개는 나와요. 그러면 이제 구청에다 신고를 하죠."

그런데 최근 우유 배달을 할 사람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더 많은 돈을 주는 배달업체로 옮겨가는 것입니다.

[김태용 / 우유 배달지점장] 
"배달 플랫폼 하는 애들이 우유배달 신문배달하는 사람들을 우대를 해줘. 돈을 더 주더라고요. 신문배달, 우유배달하는 사람들은 성실함이라는 것은 일단 기본으로 검증이 된 사람들이잖아요."

인력이 부족해 독거노인 가정에 2,3일에 한 번씩 방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울 중구 독거노인]
"내가 4시부터 깨면 이렇게 기척을 아는데 그때 벌써 다녀가셨어. (반가운 마음도 드세요?) 반갑죠 그럼. 당연히 반갑지 그러면."

코로나 이후 독거노인의 고립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서울 성동구 독거노인]
"답답하지요. 좀 나가서 다니고 싶어도 하도 방송을 보면 못 나가겠어요. (코로나 때문에) 무서워서."

혼자 사는 것에는 익숙해졌지만, 생을 마감한 후에도 홀로 방치될까 불안합니다.

[서울 성동구 독거노인]
"늘 기도하는 게 하나님 나 혼자살잖아요. 혼자 살다가 아름답게 갈 수 있게 나 도와주세요. 그런다니까."

[호용한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우유 배달을 시작하면 그 사람이 돌아가실 때까지 우리가 우유를 계속해서 배달해드리는 거죠. 이제 내가 죽었는데 나 죽은 것을 확인해줄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죠."

여인선이 간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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