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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땅이 가라앉아요”…잠 못 이루는 당진 주민들 2019-06-24 | 0 회

충남 당진 부곡공단 일대에서 땅이 내려앉고 건물외벽이 갈라지는 등 안전사고 위험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주변에 있는 수소탱크나 가스관 폭발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전혜정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싱크홀이 어디서 어떻게 생길지 몰라요."

한눈에 봐도 푹 꺼져버린 빗물받이와, 둘로 쪼개질 듯 갈라져 버린 공장 건물까지.

"우리의 안전! 지켜주십시오!"

공장에 이상 징후가 포착된 건 지난해 10월부터입니다.

[안동권 / A업체 대표]
"조용할 때 뭔가 딱딱 소리가 나요. 그게 건물에 균열이 가는 소리였던 거예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10년 동안 멀쩡했던 계단은 형편없이 내려앉아 버렸고, 건물 벽은 쩍쩍 갈라져 아예 바깥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사무실에 이어 생산 건물까지 기울어졌고 안전사고 우려 탓에 공장은 폐쇄됐습니다.

[안동권 / A업체 대표]
"육중한 게 저렇게 위에 매달려 있잖아요. 잘못돼 버리면 밑에서는 그냥 사망이에요. 사람이 죽는다는 말이에요."

이 공장 바닥은 심하게 뒤틀려 내리막길처럼 변했습니다.

바퀴 차에 올리면 혼자서도 너끈히 옮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위험천만한 일이 됐습니다.

[송근상 / H업체 대표]
"그냥 한 손으로 밀고 다녀도 됐거든요. 내리막길이 되니 두 사람이 제어해도 잡기 힘들 정도로…"

피해 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커다란 구멍파기를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고압선을 지하에 묻기 위해 한국전력이 60미터 깊이의 전력구를 두 곳에 팠는데, 땅파기 과정에서 무리하게 지하수를 퍼낸 게 문제가 됐다는 주장입니다.

한전 측은 공사와 무관한 자연침하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의 견해는 다릅니다.

[이수곤 /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자연침하로 이 정도가 가능한가요?) 말도 안 되고요. 펄(갯벌)이 많았으면 당연히 물을 뽑아내면 안 되죠. 공법을 잘못한 거예요. 이 지질에 맞지 않는 것."

취재진이 입수한 양수일지엔 매일 300톤 이하의 지하수만 퍼냈다고 허위 기재돼 있었지만, 경찰 측은 매일 1천 톤 이상의 지하수가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당진시청 관계자]
"일부 양수일지에는 말씀하신 그런 양(1천 톤)이 배출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공사는 일시중단 됐지만 한전은 안정적인 수도권 전력공급을 위해 공사재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

[배병렬 / 한전 중부건설본부 건설환경실]
"국가적인 시급성이 있으니 저희는 진행할 수밖에 없는 점이 있죠. 하지만 일방적으로는 하지 않을 예정이고요."

8월 중으로 나오는 용역결과에 따라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단 곳곳에는 가스관을 포함해 더 큰 위험요인들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공장 관계자]
"저게 강릉에서 폭발사고가 났던 것과 동일한 기종입니다. 10배 가량 좀 더 용량만 큰 상태입니다."

전력구 공사 현장과 가까운 액화 수소 탱크 주변 지반에서도 이미 균열은 발견되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박소순 / 한진2리 이장]
"이게 안전불감증이에요. 터지고 그런 일이 여기 일어날까 (하는데) 우리 지역에 분명히 그런 일이 생길 것 같아요."

가라앉는 땅과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건물,

당진 사람들은 범정부 차원의 안전조사를 호소합니다.

"누출 사고가 나면 폭발로 그냥 이어지잖아요. 한순간에 '뻥' 한단 말이에요."

"대형 사건이 터지고 나면 정부가 움직이지 않습니까. 안전조치를 완벽하게 세워놓고 공사하라 이거죠."

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

전혜정 기자 hye@donga.com
연 출 : 송 민
구 성 : 지한결 손지은
그래픽 : 안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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