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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LIVE]배우 김수미 “엄마는 언제나 그리운 단어” 2019-08-30 | 0 회

송찬욱) 20대엔 '일용 엄니'로 60대엔 '대한민국의 어머니'로 불리는 분입니다. 배우 김수미 씨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수미) 네, 안녕하세요.

송찬욱) 김수미 씨 하면 여러 작품에서 여러 엄마 역할 많이 하셨는데 좀 생각나는 엄마 역할 있으신가요?

김수미) 제일 생각나는 건 '일용 엄니'죠.

송찬욱) 역시나요.

김수미) 그다음에 이제 뮤지컬 ‘친정엄마’에서 '엄마'. 제일 생각나고 나중에 이제 '욕쟁이 할머니' 그거하고.

송찬욱) 네 방금 얘기하신 뮤지컬 ‘친정엄마’ 이제 6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고 하는데 여기가 그 연습실인 거죠?

김수미) 네 보셨죠? 정말 뮤지컬이다 보니까 안무도 있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추니까 굉장히 운동은 되는데 제가 나이가 나이인 만큼 아 저녁엔 완전히 초주검이에요. 그래도 드라마랑 영화는 제가 관객이나 시청자를 못 보고하지만 이건 무대에서 바로 호흡이 되니까 정말 무대에서 어떤 때 4시간 낮 공연 저녁 공연까지 하고 나면 지치는데도 나중에 너무 관객들이 우시니까 같이 울면서 호흡하니까 굉장히 행복해요.

송찬욱) 그럼 뮤지컬 ‘친정엄마’ 좀 어떤 작품인지 간단히 소개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수미) 우리 엄마 같은 얘기예요. 바로 우리 엄마가 농사만 짓다가 일찍 돌아가셨거든요. 그랬는데 엄마가 죽고 나서 엄마는 죽으면서 딸한테 만족스럽게 못 해준 한이 있고 딸은 막상 딸은 가끔 친정엄마하고 싸워요. 그러다 엄마가 어느 날 하루아침에 돌아가시고 나니까 딸의 그 절규를 보여주거든요.

송찬욱) 이 작품에 이제 여러 엄마의 모습이 많이 담겨있을 것 같은데.

김수미) 그렇죠.

송찬욱) 김수미 씨가 뽑은 명장면 하나 뽑아주시면 미리 알고 가면 좋을 것 같거든요.

김수미) 정말 명장면 많은데 제가 여기에서 전라도 사람이에요. 음식을 잘해요. 근데 사돈이 우리가 가난하다고 그렇게 무시해요. 근데 제가 사돈 생일 잔칫집 가서 몰래 음식을 전라도 기가 막히게 해갖고 우리 딸 면을 세워줘요. 그때 뿌듯해갖고 노래를 거하게 부릅니다. 아주 사돈댁 기를 팍 죽여요. 거기가 명장면이고.

송찬욱) 그렇군요. 사실 이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잖아요. 이렇게 얘기로 듣는 것보다 직접 어떤 이 작품인지 보는 게 더 우리 시청자 여러분의 이해가 빠를 것 같은데 저희가 연습 장면 맛보기로 조금 찍었습니다. 한번 다 같이 보겠습니다.

우리 딸이 어디가 어떻게 그렇게 맘에 안 드셔유.

내가 저런 애 며느리 삼으려고 우리 아들 유학까지 보낸 줄 알아요? 우리 아들 많이 배우고 어디 내놔도 안 빠지는 애예요.

야는 뭐 댁의 아들 미국 유학 가서 공부할 때 야는 뭐 손모가지 꽁꽁 묶어놓고 놀았대유? 어디서 이놈의 지지배가 네가 어디가 어떻다고 저런 꼴 같지 않은 놈 만나서 연애질하고 X병하고 자빠졌어. X병할.

엄마, 엄마.

장모님, 장모님.

김수미) 지금은 아무래도 연습이라 조금 약하게 했어요. 정말 무대에서는 누구나 이렇게 결혼할 때 약간의 그런 갈등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거는 내 얘기 같고 그래서 연기를 아무리 그냥 막 안 할래도 가슴에서 나오기 때문에 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참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그리고 엄마라는 그 두 글자는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는 정말 언제나 그리운 단어 같아요. 엄마가 살아계셔도 돌아가셨어도 엄마라는 이름은 제가 지금 70이, 70인데 아직도 엄마가 그립고 엄마가 보고 싶고 제일 힘들 때는 들어가서 베갯머리에서 엄마 한번 불러봐요.

송찬욱) 그렇군요.

김수미) 아무도 남편이 옆방에 있어도 여보가 아니라 엄마를 부르게 돼요.

송찬욱) 또 우리 김수미 씨 하면 연기는 뭐 말할 것도 없지만 또 하나의 대명사라고 하면 바로 요리잖아요. 근데 이제 김수미 씨 저희가 방송에서 요리하는 것밖에 못 뵀는데 요리하면 뭐 티스푼 몇 컵 이런 게 아니고. 넣는 둥 만 둥.

김수미) 우리 친정엄마가 그렇게.

송찬욱) 아 그래요?

김수미) 제가 18살 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을에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저는 서울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고. 근데 이제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는 저는 빨리 대입 준비를 해야 되기 때문에 엄마의 죽음도 미처 슬퍼할 겨를이 없이 관이 이렇게 들어가는데 엄마한테 뭘, 뭔가를 해드려야 하는데 옆에 나팔꽃이 올라 있더라고요. 나팔꽃을 막 따서 관에 이렇게 뿌려드렸어요. 그래서 지금도 나팔꽃을 제일 좋아하고 우리 회사도 나팔꽃미디어예요. 그리고 집에도 나팔꽃이 많아요. 그래서 그때는 엄마의 죽음에 대해서 미처 서러워할 겨를이 없이 각박했어요. 빨리 공부해서 대학을 가야 되니까. 근데 결혼하고 입덧을 하는데 정말 아무것도 못 먹는데 엄마가 이렇게 조물조물해준 겉절이하고 전라도 지방에서 풀치조림이 있어요. 갈치 새끼. 이거 하나만 먹었으면 살 것 같은데 엄마가 안 계시잖아요. 그게 한이 맺혀서 애 낳고 어디 한번 해보자 그래서 해봤어요. 아니야, 어려서 먹은 입맛은 있잖아요. 다행히 제가 우리 엄마 손맛을 닮았나 봐요. 자꾸 해서 상에 내놓으니까 우리 남편이 이게 뭐야 너무 맛있다고 또 우리 연예인들 우리 집에 늘 오니까 주면 너무 맛있다고 그래서 자꾸 하다 보니까 저는 지금도 방에 있는 시간보다 주방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요. 손이 뭐 이거 봐요, 여기 데이고 여기 데이고 그래도 좋아요. 누구 주고 하는 게 취미예요.

송찬욱) 저는 깜짝 놀란 게 워낙 주방에 많이 계시다고 하니까 한 달 가스비가 90만 원이 나온다고요?

김수미) 가스회사에서 한 번 전화 왔어요. 검사 왔어요.

송찬욱) 샌 게 아니냐 이런 거예요?

김수미)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그래서 아니라고 검사할 것도 없다고 늘 끓이고 복고 지지고 해갖고 우거지 같은 거 하려면 한두 시간 걸리거든요. 그러니까 일반 집은 7만 원~10만 원, 저희는 100만 원 넘을 때도 있어요.

송찬욱) 김수미 씨 젊었을 시절의 얘기, 뭐 지금도 젊지만요.

김수미) 아니죠.

송찬욱) 더 젊었을 시절 얘기 좀 나눠보면 사실 저희 부모님도 ‘전원일기’ 보실 때마다 그 얘기 했어요. 저 '일용 엄니' 하는 김수미 씨가 할머니 역할로 나오는데 사실 20대였다.

김수미) 맞아요.

송찬욱) 처음에 사실 20대인데 할머니 역할 하라고 그러면 영 조금 탐탁지 않거나 그렇지 않으셨어요?

김수미) 왜냐하면 저는 작품을 택한 게 농촌 얘기잖아요. 사실은 우리 엄마 아버지가 그리워서 저는 어렸을 때부터 시골에서 농사짓는 집에 딸로 태어났기 때문에 그 대본을 읽는 순간 벌써 눈물이 나왔어요. 그래서 사실은 처음에 그 '일용 엄니'는 비중은 아주 작았어요. 그랬는데 제가 시골을 알고 또 그 분위기를 알고 좋아하기 때문에 비중이 커졌지 처음에는 그냥 조그만 속된 말로 우리들 얘기로는 깍두기 배역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너무 '일용 엄니'를 살려냈죠. 너무 좋아서.

송찬욱) 그렇군요. 또 많은 시청자분들 특히 젊은 시청자들은 사실 김수미 씨 하면 이런 이미지로도 많이 떠올리는 게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맛깔나게 욕을 잘하신다.

김수미) 맞아요. 왜냐하면 제가 지나가면 중학생들이 '아줌마 나 욕 한번 해줘요' 이래요. 그럼 정말 해줘요. 왜냐하면 제가 하는 욕은 기분이 안 나쁘대요. 그러니까 더럽지가 않대요. 왜 그러냐면 정말 저는 밉고 싫은 사람한테는 욕 안 해요. 좋은 사람한테 해요. 이게 어쩌면 전라도 사람들의 문화예요. 언어문화,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하고 놀 때부터 공깃돌 하면서부터 X병하네! X랄하네! 썩을 X! 이렇게 살았기 때문에 그게 입에 붙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죠. 정말 저는 예의 차리고 싫은 사람한테는 깍듯이 해요. 제가 저 MC님 다음에 만나서 엄마 이러고 한 대 때리면 굉장히 친해진 거고 안녕하세요 그러면 안 친한 거예요.

송찬욱) 거리가 있는 거네요. 그러면 혹시 실례가 아니라면 한번 좀 해주실 수 있을지요.

김수미) 썩을 놈, 잘하네. 이러면 되는 거죠.

송찬욱) 생각보다 수위는 약한 것 같네요. 이제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이제 김수미 씨 앞으로의 계획 여쭤보고 싶습니다.

김수미) 뮤지컬이 내년 3월까지 해요. 지방 투어를 전부 다 하고 끝나고 영화. 영화하고 사극 드라마 내년 스케줄은 그래요.

송찬욱) 알겠습니다. 이렇게 뮤지컬 배우로 6년 만에 다시 돌아온 배우 김수미 씨와 인터뷰해 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수미) 네, 감사합니다. X병할 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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