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바람이 너무 많이 부는 바람에 들고 있던 우산이 뒤집어지면서 잠시 휘청이기도 했는데요.
그렇지만 이 총리 특유의 여유 있는 웃음은 잃지 않았습니다.
이낙연 총리는 오늘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을 시작으로 2박 3일 간의 일정을 갖는데요.
마지막 날인 모레(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최근 한일 갈등 상황,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낙연 총리, 지난 1일 국회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죠.
[함진규 / 자유한국당 의원(지난 1일)] "총리님, 임기라는 말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얼마나 남으셨습니까?"
[이낙연/ 국무총리(지난 1일)]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너무 오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함진규 / 자유한국당 의원(지난 1일)] "지금쯤은, 대권 후보로도 거론이 되시는데 이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낙연/ 국무총리(지난 1일)] "그것은 별도의 문제고요. 총리로 재임하는 한 총리로서의 직분을 다하는 것이 옳다고 보고요. 제 방식은 요란스럽지 않게 결과로 말하는 그런 책임총리가 되겠다고 생각합니다마는 많이 부족합니다."
오는 28일이면 이 총리는 재임 881일을 맞아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후 '최장수 국무총리'가 됩니다.
총리 이후 행보에 대해선 본인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조만간 당 복귀설, 총선 역할론 등이 나오면서 이 총리 거취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 돼지는 죄가 없다
어제 정부 세종청사 앞 마당에 돌연 돼지 떼가 나타났습니다.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여기저기 소탕작전에 나서고 있는데요.
인도에 들어선 돼지를 잡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습니다.
잠시 현장 상황 보고 오시죠.
"꽥~~ 꽥~~"
[집회 참가자 (어제)]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똑같다! 어?! 내 이래죽으나 저래죽으나 다 똑같으니까 내 돼지 다 가져가라!"
"가자!! 가자!!"
전국음식물사료축산연합회 소속 농민들이 정부의 잔반사료금지 조치에 반대하며 돼지를 몰고 와 기습 시위를 벌인 겁니다.
정부는 잔반사 료가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주요 전파경로일 가능성 때문에 이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게 시위 참가자들의 주장입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병한 지 한 달째. 그간 15만 마리 이상의 돼지가 살처분됐는데요.
일찍부터 위험성이 제기됐음에도 부처 간 엇박자로 때를 놓쳤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정갑윤 / 자유한국당 (지난 18일)] "국방부가 젤 문제라 이겁니다. 9.19 군사합의 위반을 피하기 위해서 오늘 이런 사태를 초래했다."
[정경두 / 국방부장관] "9.19 군사 합의하고 이것하고 연관이 없고…"
[정갑윤 / 자유한국당] "지금 현재 군사분계선 일대에 있는 멧돼지들이 감염돼 있으니까 그걸 사살해야 집돼지에 전이가 안 된다 그 부분 얘기입니다."
[정경두 / 국방부장관] "지금까지 저희 국방부에서는 정말 적극적으로…해 왔다 생각합니다."
[정갑윤 / 자유한국당] "10월 13일에 했잖아요."
우왕좌왕 확산 피해가 커지는 사이, 죄 없는 돼지들은 영문도 모르고 집회에 끌려 나오거나 살처분 대상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조속히 사태가 마무리 돼 더는 피해가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3. 황현희 "요즘 개그 회의? 욕 안먹기 위해…"
조국 전 장관 지지자들이 모인 서초동 광장 집회에 개그맨 강성범 씨가 등장했죠.
'수다맨'이라는 별명답게 말이 빠르기로 유명한 그는, 마이크를 잡고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강성범 / 개그맨 (지난 12일)] "하지만 이제는 조국이 아니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오늘 최후통첩의 날입니다. 이 최후통첩이 먹히지 않는다면 우리는 2호선 라인이 아니라 인천부터 시작하는 1호선 라인을 타고 인천 동인천 도원 제물포 주안…"
강 씨는 환호와 응원도 받았지만 반대 편에선 강 씨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개그우먼 김영희 씨는 최근 인터넷 방송에서 금수저를 주제로 얘기하던 중 "조국 딸 느낌 난다, 박탈감 느낀다"고 말했다가 비난을 받았고, 결국 방송을 접었습니다.
자유한국당 행사 사회를 보기도 하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에도 출연한 개그맨 황현희 씨.
양쪽 모두의 공격을 받았다며 이런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황현희 / 개그맨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새아침')] "한 쪽 편을 들다 보면 다른 한쪽의 항의를 받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다 보니까 아무래도 요즘 개그 아이디어 회의는 웃기려고 하는 아이디어 회의가 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욕을 안 먹는 아이디어 회의가 될까'…아무래도 코미디나 방송의 내용을 보신다기보다는, 내편과 아닌 것, 우리 편이냐 아니냐. 이런 것을 주로 많이 따지다 보니까."
진보, 보수 양쪽 의견이 극명하게 나뉘면서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정치 풍자 개그가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지금까지 순간포착이었습니다.
김민지 기자(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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