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 유독 눈에 띄는 문구는 아내에 대한 걱정도, '뒤늦은 사과'도 아닌 본인이 받게 될 검찰 수사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제가 알지 못했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일로 인해 곤욕을 치를지도 모른다" 라는 겁니다.
조국 전 장관은 처음엔 "아니"라며 부인하던 일도 나중엔 "기억이 안 난다"라는 답변으로 대신했습니다.
[이태규 / 바른미래당 의원 (지난 9월)] "장관께서는 후보자 시절 기자간담회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한 답변 중 단 한가지의 거짓말도 없었습니까?"
[조국 / 전 법무부 장관 (지난 9월)] "당시에 제가 알고 있는 것 제가 기억하는 것 그대로 답변했습니다."
[이태규 / 바른미래당 의원 (지난 9월)] "그래서 거짓말이 있었습니까? 없었습니까?"
[조국 / 전 법무부 장관 (지난 9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주호영 /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달 1일)] "(증권사 직원에게)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 한 적 있습니까?"
[조국 / 전 법무부장관] "그런 취지의 말은 한 것으로 기억나지 않습니다."
[주호영 /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달 1일)] "기억나지 않습니까, 없습니까?"
[조국 / 전 법무부장관] "제가 정확히 사실관계를 알지 못합니다."
뿐만 아니라 조국 전 장관의 딸은 어머니 정경심 교수가 소환되기 직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조민 / 조국 전 장관 딸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어머니가 수사를 받고 있는 저를 보호하려고 자신이 하지도 않은 그런 일들도 다 했다고 할 수도 있다고…"
(어머니가 딸을 걱정해서…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해 버릴까 하는 그런 걱정을 하시게 됐다?)
"네. 그러니까 제가 아무리 말을 해도 정작 어머니께서 수사를 받으시면서 그렇게 해 버릴까 봐 좀 걱정이 많이 되고"
검찰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든 "알지 못했다"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었다고, 혹은 "가족을 위해 덮어 쓰는 것"이라고 주장하겠다는 건 아닌지.
지금부터 쏟아질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을 미리 보고 있는 것 같은데요.
검찰 수사를 좀 더 지켜보기로 하죠.
2. 총선 위기감…너도나도 '자구책'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입니다. 요즘 언론에 자주 포착되고 있죠.
이번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어제 황교안 대표에게 보낸 메시지가 찍혔습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 대한 '막말'논란에 휩싸인 같은 당 김재원 의원을 언급하며 "총선 국면에 품격 없는 언어가 속출할 우려가 있으니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중요한 국면마다 '막말' 대형사고를 친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뼈아픈 부분이겠죠.
총선을 앞둔 한국당의 위기감이 반영된 걸까요. 오늘 '중진 책임론'도 나왔습니다.
[김무성 / 자유한국당 의원] "우파 정치세력이 이렇게 어렵게 되는 과정에서 책임자급에 있었던 사람들은 이번 선거에선 치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보수는 품격입니다. 품위 있는 퇴장을 함으로써 보수통합의 밀알이 되고자 합니다. 불출마입니다."
"중진들은 자기를 죽여 나라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 김무성 의원은, 본인부터 불출마하겠단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
한편 한국당 재선 의원들은 오늘 아침 긴급 간담회를 갖고 총선 공천을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는데요.
총선승리를 위한 다양한 자구책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안갯속에 빠진 '보수 통합'과 오르지 않는 지지율 문제까지. 한국당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3. 전두환 '불출석 허가' 취소 검토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주장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
최근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골프를 치는 모습이 공개됐죠.
[임한솔 / 정의당 부대표] "기력이 없는데 어떻게 골프를 치고 계세요? 광주 518 학살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전두환 / 전 대통령] "광주학살에 대해서 모른다 나는."
[임한솔 / 정의당 부대표] "왜 모르세요. 직접 책임이 있으시잖아요."
[전두환 / 전 대통령] "내가 이 사람아. 내가 이 사람아. 내가 발포명령을 내릴 위치에도 있지 않은데 군에서 명령도, 명령권도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해?"
[임한솔 / 정의당 부대표] "당시에 실권자셨잖아요."
[전두환 / 전 대통령] "너 군대 갔다 왔냐?"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전 대통령은 어제 열린 8차 공판에 나오지 않았는데요.
골프는 치면서 재판에 안 나간 전 전 대통령에 대해 변호인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정주교 / 전 전 대통령 변호인 (어제)] "정신적으로 온당치 않으신 그런 상태입니다. 알츠하이머 때문에 정신적으로 근래에 일을 기억 못 하신다든가…피고인의 출석이라고 하는 지엽적인 문제를 가지고 문제 삼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권리(방어권)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은 "전 전 대통령이 설 곳은 골프장이 아닌 법정" 이라고 했고 민주평화당은 법원에 "당장 전두환을 구속하라"는 논평도 내놨습니다.
이런 가운데 법원은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불출석 허가를 취소하는 걸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민지 기자 (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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