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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의 한수]‘미나리’가 못 탄 작품상 ‘노매드랜드’
2021-05-02 13:21 문화

영화와 함께 하는 시간, '씬의 한수' 시작합니다.

이현용 기자와 함께합니다.

[앵커]이 기자, 배우 윤여정 씨의 오스카 수상으로 한주 내내 미나리가 또 화제였는데, 오늘은 이 미나리와 경쟁했던 작품을 소개해준다고요?

[기자]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는데 여우조연상만 탔죠. 미나리가 타지 못한 주요 부문, 작품상·감독상을 받은 <노매드랜드>,
그리고 각본상을 받은 <프라미싱 영 우먼>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노매드랜드, 올해 오스카의 사실상 주인공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작품상과 감독상, 그리고 여우주연상까지 3관왕인데요. 감독상을 받은 클로이 자오와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제작자로 작품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노매드랜드는 유목민을 뜻하는 노매드라는 말처럼, 도시의 경제 붕괴 이후 밴에 몸을 싣고 유랑 생활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잠시 한 장면 보시죠.

[영화 '노매드랜드' 중]
"엄마 말로는 집이 없다던데 진짜에요?
(집이 없는 건 아냐. 거주지가 없는 거지. 난 괜찮아 걱정 마.)"

[앵커] 집이 없는 건 아니다.. 노숙자하고는 다른 개념인가봐요?

[기자] 바로 그 지점입니다. 미국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생겨난 노매드들은 그 계기는 비자발적이었어도, 더 자유로운 삶을 선택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일도 하는 이들입니다.

원작은 국내에도 출판된 노마드랜드로, 한 저널리스트의 3년에 걸친 장기 취재를 담은 논픽션입니다. 남편과 집을 잃은 주인공 펀 역의 프란시스 맥도맨드와 새롭게 만나게 된 데이빗 스트라탄만 배우
이고, 다른 이들은 배우가 아닌 실제 노매드들을 섭외해 사실감을 높였습니다.

[앵커] 주인공으로 실감나는 연기를 선보인 프란시스 맥도맨드, 원래는 제작자였던거죠?

[기자] 네,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클로이 자오 감독에게 연출을 맡겼는데, 자오 감독은 이 노매드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청자 역할의 주인공 펀을 만들어, 맥도맨드를 다시 캐스팅합니다. 실제 맥도맨드는 40대에 65살이 되면 떠도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런 삶을 살아볼 기회를 준 거죠. 맥도맨드는 과거에서 벗어나 점차 유랑의 본성을 찾는 중년 여성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줬습니다. 느린 호흡으로 진행되지만 때문에 미 서부의 자연 풍광을 천천히 즐길 수 있습니다.

영화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도시에 머무는 삶에 익숙한 다른 이들에게도 닿을 수 있는 동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앵커] 이어서, 각본상을 받은 '프라미싱 영 우먼'은 어떤 영화죠?

[기자] 친구를 잃은 한 여성의 복수를 그린 작품이 뭐가 새로울 게 있을까 싶지만, 이야기 전개는 예측이 어렵습니다. 잠시 한 장면 보시죠.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중]
"카산드라? 의대에서 수업 같이 들었잖아. 훌륭한 의사가 됐을텐데, 무슨 일이 있었어?"

[앵커] 그러니까 주인공인 카산드라가 의대를 관두고 복수극을 벌이는 내용인가봐요?

[기자] 예상과 달리 잔인한 묘사가 많지 않고요. 주인공은 잘못한 이들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치밀함이 있지만, 사실 배려 깊고 세심합니다. 주인공의 데이트 장면 등 완급을 조절할 만한 몇몇 장면들이 나오면서도, 예상 못한 사건들이 툭툭 튀어나오며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을 보여줍니다.

올해 오스카에서 주요 부문을 수상한 영화들, 전해드렸고요. '미나리'와 비교하면서 감상해봐도 좋겠네요.

이현용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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