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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후보자 중 박준영 낙마 이유는?…임혜숙 임명강행 움직임
2021-05-13 19:12 뉴스A

정치부 송찬욱 기자 나왔습니다.

Q. 자, 형식은 박준영 후보자의 자진사퇴였지만, 청와대의 뜻이 반영된 결정으로 봐야겠죠?

그렇습니다.

통상 후보자가 중도에 낙마할 경우 최소한의 예우 차원에서 자진 사퇴 형식을 취하는데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청와대도 "박 후보자와 소통을 하는 과정에 박 후보자가 결단을 내렸다",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사흘전이죠.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연설을 할 때까지만 해도 혹시나 하는 기대에 3명 후보자 전원 임명 생각이 조금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 오늘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충분히 검토한 후에 인사를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애정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기조가 바뀐 건 역시 당 안팎의 임명 반대 여론 때문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있었던 박병석 국회의장도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이렇게 촉구했습니다.

[박병석 / 국회의장]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합당한 조치를 조속히 결정 내려주시길 요청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1시 이전에 정부에서 그 입장을 분명히 해주셔서…."

이 때가 오전 10시였는데요,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다시 만나기로 한 시간에 결국 박 후보자의 거취가 정리됐습니다.

Q. 원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금요일까지 결정해달라고 대통령이 요구했는데, 그 전에 빨리 정리를 한 이유가 있을까요?

당 안팎 여론 악화로 어차피 모두 임명할 수 없다면 인사 논란을 가급적 빨리 매듭짓는게 좋겠지요.

특히 김부겸 총리 인준안 처리가 급한 만큼 인준안 단독 처리의 부담을 박 후보자 사퇴로 어느 정도 상쇄하겠다, 이런 생각도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Q. 어제 초선 의원은 세 후보자 중 한 명을 낙마해달라고 했었는데, 그게 박준영 후보자가 된 이유는 뭔가요?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 답이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들어보시죠.

[문재인 대통령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여성들이 (과학기술 분야에) 진출하려면 그런 성공한 여성들을 통해서 보는 로망 또는 롤모델 이런 것이 필요합니다."

청와대는 박준영 후보자 의혹이 더 심각했기 때문에 자진사퇴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을 했는데요.

내각 30%를 여성 장관으로 채우겠다고 공약을 하기도 했던 문 대통령의 여성 장관에 대한 소신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18명의 국무위원 가운데, 현재 여성은 3명으로, 임혜숙 후보자가 임명 되더라도 22%로 공약에 못 미치는 상태라 임명을 강행할 움직임입니다.

하지만 정의당에선 "여성 할당제 정신을 희화화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Q.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 임명 강행 절차인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 이후에 낙마를 했어요? 이 시점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법으로 정해진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을 국회가 넘기면 대통령이 기한을 정해서 국회에 재송부 요청을 할 수 있는데요.

이 절차를 거치면 야당의 반발이 있더라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9명의 장관급 인사를 야당 동의 없이 강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이 절차를 거쳤는데 낙마를 했다는 것을 두고 당청 관계에서 막강했던 청와대 권력이 여당으로 넘어가는 시작점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앞서 일부 초재선 의원에 이어 오늘은 원로 그룹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송영길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민심 회복을 위해 인사 문제를 잘 정리해야 한다", "국민의 관심과 요구를 외면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박 후보자 낙마 이후,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청 관계도 흐름이 바뀌는 것이다. 앞으로도 당에 힘이 더 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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