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다시 간다]“받는 거 없고 일만 늘어” 안심식당 줄취소
2021-06-09 19:31 뉴스A

정부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지정한 안심 식당이 전국에 2만 8천여 곳 됩니다.

하지만 지난 4월 육수를 재사용해 논란이 된 부산 어묵집도 안심식당이었죠.

지금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우현기 기자가 다시 찾아가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유명 어묵식당에서 손님이 촬영한 영상입니다.

종업원이 육수통에서 국물을 떠 그릇에 담더니, 그 국물을 다시 육수통에 붓습니다.

'국물을 데워달라'는 손님의 요청에, 저렇게 한 것입니다.

[현장음]
"이거 심각한데. 다시 쏟지 밑으로?"

구청 조사에서 식당은 육수 재사용을 인정했고, 15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다시 찾아간 식당. 손님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음식을 주문한 뒤, 국물을 데워달라고 요청하자 손님들이 직접 끓일 수 있도록 식탁 위로 가스버너가 제공됩니다.

[○○어묵집 사장]
"(새로) 구입한 거는 버너 있고, 그릇하고."

당시 논란이 컸던 것은 정부로 부터 안심식당으로 지정된 곳이었기 때문인데 '안심식당'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덜어먹는 식기 비치, 위생적 수저관리, 종업원 마스크 착용 등을 지키는 곳을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증해 주는 제도입니다.

지자체별로 몇 가지 기준을 추가해 관리하기도 합니다.

[부산 중구청 관계자]
"올해 안심식당부터는 손님에게 제공한 음식은 식당에서 섞어서 폐기하기 조항이 추가됐거든요."

그런데 안심식당 지정이 취소되는 업소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기준 모두 588곳인데, 그중 68곳은 수칙 위반이 적발됐기 때문입니다.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오거나,

[A식당 관계자]
"포장(음식)에 약간 비닐 조그마한게 들어가 있더라고요."

수저를 개별포장 하지않은 경우들입니다.

[B식당 관계자]
"숟가락은 끼워서 주는데 젓가락은 한 통에 담아놓잖아요. 그래서 취소된 거에요."

[이경우 / 부산 서구]
"안심식당은 우리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지정한 걸로 아는데… 먹는거 가지고 장난치면 안되거든요."

더 나아가, 171개 식당은 적발되지도 않았는데, 업주가 자진해서 안심식당 지정을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C식당 관계자]
"(지정했다 취소한 게?) 우리가 신청한 게 아니기 때문에"

안심식당 스티커로 얻는 이익보다,

수저 개별 포장에 드는 인력과 비용, 덜어먹을 식기 비치의 번거로움 등 손해가 더 크다고, 식당 업주가 판단한 것입니다.

[D식당 관계자]
"수저를 (개별로) 싸야 한다고 하니까. 바쁜데 수저를 어떻게 싸."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자진해서 안하겠다고 하면 그 제도를 만든 의미가 없는 것이죠. 왜 자진취소를 하는지 파악하셔서 이득을 높이시든가 비용 부분을 도와주시든가…"

취재과정에선, 당국이 자진 취소로 파악한 식당에, 여전히 안심식당 스티커가 붙어 있는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E식당 관계자]
"자진해서 취소한 적 없어요. (안심식당) 있으면 좀 더 나을거 같아서 (수칙 위반으로) 취소됐다가 다시 신청한 경우기 때문에"

'안심식당' 시행에 들어간 예산은 올해까지 국비만 34억 원인데, 중앙부처나 지자체의 관리는 엉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만희 / 국민의힘 의원]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적 불안감, 영세업자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서 시행한 정책이 유명무실화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다시간다' 우현기입니다.
whk@donga.com
PD : 윤순용
작가 : 박정민
그래픽 : 여현수 권현정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