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제주 경주마 목장 142곳 ‘빚더미’…절망에 빠진 농가
2021-06-13 19:41 사회

코로나 때문에 경마장이 문을 닫은지 하세월, 달릴 수 없는 경주마는 폐사되거나, 고깃감이 될 운명에 처하게 되는데요.

경주마 농가는 절망에 빠져 있습니다.

이다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목장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경주마들.

경마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무관중 경기로 전환됐고, 그나마도 운영과 중단을 반복하면서 경주마 구매가 뚝 끊겼습니다.

[현종욱 / 경주마 생산자]
"답답해요. 먹먹하고. 피가 안 도는 느낌 있잖아요. 얘네들이 어떻게 될까. 주인을 만나야 되고 경마장에 가야 되는데…"

말이 경주마로 등록할 수 있는 기한이 세계적으로 2세로 제한돼 있다보니, 수천만원을 들여 애지중지 키운 말이 시기를 놓쳐 애물단지가 된 겁니다.

[현종욱 / 경주마 생산자]
"승마용이라든지 다른 용도로 쓰려면 얘네들의 경주, 뛰고자 하는 피를 전부 잠재워야 돼요. 많은 시간이 걸려요."

제주도에 몰려있는 경주마 목장 142곳이 비슷한 처지에 놓였습니다.

태어난 지 2년된 말인데요. 오는 7월 경매에서 팔리지 않으면 경주마로서 가치를 잃게 됩니다.

폐사되거나 육용, 승용으로 팔린 경주마의 수는 전년 대비 24.5% 늘었습니다.

경주마가 제값을 받지 못하면서 목장은 수십억 빚더미에 앉았습니다.

[이광림 / 경주마 생산자]
"사료비니 건초비니, 직원들 인건비니 이런 것까지 다 마이너스로 더 가기 때문에 망연자실한 거죠. 지금 상태에서는 멈출 수도 없기 때문에."

경주마를 키우는 목장주들은 경마 매출이 정상화 되기만을 바라는 상황.

영국과 미국, 홍콩 처럼 온라인으로 마권을 발행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창만 /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장]
"무고객 경마는 의미가 없습니다. 경마 상금에 말 구입비가 녹아들어있어요. 600~700억 정도."

우리나라도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논의됐지만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다'며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산자들의 가슴만 속수무책으로 타들어갑니다.

[이광림 / 경주마 생산자]
"제2의 코로나가 다시 생길거고… 이렇게 피해를 받고 피눈물 흘려가면서 있는 이유가 아예 설명이 잘 안돼요."

채널A 뉴스 이다해입니다.

cando@donga.com
영상취재: 강철규
영상편집: 이혜진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