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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가려면 2천만 원…반지하 없애면 서울 뜨란 얘기”
2022-08-14 19:09 뉴스A

[앵커]
‘반 지하’ 자체가 전쟁 시 방공호 목적으로 생긴 공간이기 때문에 주거에 적합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수해 때마다 없애자는 얘기가 나오기도 하고요.

하지만 반 지하에서 한 층 올라가려면 또 수천만 원이 보증금으로 필요하죠.

누군가는 쉽게 거기서 어떻게 사느냐, 하지만 또 누군가에겐 싼 값으로 주거를 해결하는 현실적인 공간이기도 한 겁니다.

반 지하 주민들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봤습니다.

김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침수 피해로 엉망이 된 집에서 짐을 빼고 있는 윤태성 씨.

90살이 넘는 부모님을 모시는 데다 형편도 어려워 방 2개짜리 반지하는 마지막 선택지였습니다.

[윤태성 / 서울 관악구]
"습기 많고 이런 데서 누가 살고 싶겠어요. 금전적으로 어렵고 집을 구하기 힘드니까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거예요."

이번 피해로 반지하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게 되자, 급한대로 지상에 있는 원룸 2개를 구했습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보증금만 2천만 원이 더 비쌉니다.

[윤태성 / 서울 관악구]
"솔직히 대출이 될 지 안 될 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일단 신용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지하·반지하집을 없애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임차인들의 형편을 빤히 아는 부동산 공인중개사나 거주민들은 회의적입니다.

[이상영 / 서울 관악구 공인중개사]
"지층을 만약에 없앤다고 그러면 당장 뭐 갈 데도 없고, 서울에서는 아마 거의 거주하기가 어렵지 않나."

[고모 씨 / 서울 관악구]
"이사를 가고 싶지만 능력이 안 되니까 못 가는 거죠. 여기는 보증금이 500만 원에 30만 원이고요. 위에는 1000만 원에 40만 원."

집주인을 어떻게 설득할지도 관건입니다.

[방모 씨/ 서울 관악구]
"저희도 이걸로 노후 대책이라고 그래야 하나, 생활비를 여기서 받아서 쓰는 거라 수익이 없이는 안 되죠."

내일과 모레도 많은 비가 예보된 상황.

전문가들은 당장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반지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 물막이판이나 역류 방지캡을 신속하게 설치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악구는 서울시에 침수방지시설 설치 예산을 추가로 요청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정근입니다.

영상취재: 이호영
영상편집: 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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