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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멧돼지 쏘려다 오인 사격, 3명 사망…대책은?
2022-11-22 19:45 사회

[앵커]
가을철 맷돼지가 도심에 내려오는 일이 늘어나죠.

멧돼지 사냥을 하다 사람을 쏘는 사고가 덩달아 발생하는데요.

올해만 벌써 3명이 엽사의 총에 맞아 숨졌는데,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다시간다 남영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바닥에 쓰러진 택시 기사를 구급대원들이 응급처치합니다.

택시 기사는 북한산 구기터널 앞에서 멧돼지로 오인한 엽사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현장음]
"(멧돼지) 먹이 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택시기사가 소변 보다가 봉변을 당하신 거야."

엽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1심에서 금고 1년 8개월을 선고 받았고, 2심이 진행 중입니다.

[택시기사 딸]
"(멧돼지로) 오인한다는 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고요. 저한테는 이런 일이 평생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열흘 전 충남 서산시 갈대밭에서도 오인 사격으로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60대 엽사를 멧돼지로 오인해 동료 엽사가 총을 쏜 겁니다.

[목격자]
"총소리 나서 나왔는데 이상한 소리가 나길래 짐승 잡았나 하고서 보니까 사람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깜짝 놀랐죠."

식별하기 쉬운 옷을 입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숨진 엽사도 총을 쏜 엽사도 당시 검은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유해조수 포획단 엽사들과 멧돼지 포획 현장에 동행해 봤습니다.

저는 충남 공주시 야산에 나와있습니다.

현재 새벽 3시를 넘긴 시각인데요.

전문 엽사들이 붉은색 조끼와 모자 등 식별이 쉬운 장비를 착용하고 멧돼지 포획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원색 계통 밝은 옷은 동물로 오인할 가능성을 줄여줍니다. 

멧돼지 출몰 지역에 다다르자 야간에 사물 식별에 쓰는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를 사용합니다.

열화상에선 고라니와 멧돼지, 사람의 윤곽이 확연히 구별돼 오인사격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최경빈 / 엽사]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총을 쐈는데, 사람이다? 이건 말이 안 되죠. 열화상 쓰는 게 총기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데."

사냥개까지 풀어 멧돼지인 걸 확인한 뒤 조준합니다.

[임재원 / 엽사]
"멧돼지라든지 꿩이라든지 눈으로 물체를 확인하고 쏴야지, 부스럭 거린다고 총을 쏜다는 건 총을 가질 자격도 없는 사람이죠."

하지만 열화상 카메라는 가격도 비싸고 의무사용 장비도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수렵 면허 문턱도 높이라고 조언합니다.

필기 시험을 통과하고 실기 교육만 받으면 되는 면허 취득 과정에 실기 평가를 추가하자는 겁니다.

고령 엽사들의 면허 관리도 발등의 불입니다.

올해 3건의 오인 사격 사망 사고는 모두 60, 70대 엽사가 냈습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수렵 면허) 문턱 자체가 너무 낮은 것도 문제입니다. 자격 요건을 대폭 상향할 필요가 있습니다."

환경부도 필기 시험에 안전 수칙 문항을 보강한다는 입장이지만, 문제 연구 용역을 줄 곳도 아직 선정하지 못했습니다.

오인 사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막을 대책이 시급합니다.

다시간다 남영주입니다.

PD : 홍주형
AD : 나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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