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다 시작합니다.
지난 8월 발효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가 국내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경제산업부 강유현 기자와 알아봅니다.
Q.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IRA가 논의됐죠?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했는데 주요 의제 중 하나가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경제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기여도를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강경했던 예전보다는 진일보한 모습입니다.
미국은 연말까지 세부안을 만들 예정입니다.
Q. IRA가 어떤 내용이길래 한국 기업들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건가요?
재정 투입과 인플레이션 억제가 핵심인데 그 이면엔 첨단산업에 대한 중국 견제와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특히 국내 기업이 걸려 있는 산업이 전기차와 배터리인데요.
북미 지역에서 전기차를 조립하고 배터리 핵심 광물을 미국이나 우방국에서 공급받고 주요 부품도 북미에서 제조하면 최대 7500달러, 1천만원 가까이 보조금을 주는 겁니다.
Q. 경쟁자인 중국이 배제되면 좋은 거 아닌가요?
일단 배터리는 그렇습니다.
현재 배터리 세계 1위는 중국 CATL로 BYD까지 더하면 중국이 세계 시장 절반가량을 점하고 있습니다.
LG나 SK 삼성 등 국내 기업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미국 공장 설립에 나섰습니다.
또 중국 의존도가 무려 80%를 넘는 리튬과 코발트, 흑연 같은 광물 자원 대체선을 찾아 다변화에 나섰습니다.
Q. 가장 우려되는 분야는 전기차겠죠?
미국 언론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8.1%로 테슬라에 이은 2위입니다.
아이오닉 등 신차도 호평을 받으면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데 IRA로 급제동이 걸렸습니다.
8월부터 포드 BMW 아우디 르노닛산은 보조금을 받았고 내년 테슬라와 GM도 혜택을 받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아직 전기차를 만들지 않는 현대차와 기아는 보조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습니다.
Q. 우리 대응은 뭔가요?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연산 30만 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정의선 / 현대차그룹 회장 (지난달)]
"우리의 100억 달러 투자는 전동화와 북미 지역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증명합니다."
우리 정부는 현대차 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까지 보조금 지급을 유예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다만 이 건의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입니다.
Q. 이미 많은 투자도 하고 있는데 미국이 너무 한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그런데 유럽도 비슷한 법을 준비 중이라고요?
네. 유럽도 미국 IRA와 비슷한 'EU 원자재법'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역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공급망 다변화와 역내 생산이 핵심입니다.
IRA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이번엔 법 발효 전 우리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분명한 건 미국과 유럽서 직접 만들고,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건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겁니다.
또 한국 정부도 생산망을 모두 선진국에 빼앗겨선 안 되겠죠.
제도 개선과 규제 혁파를 통해 한국 내 생산시설 유치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