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OPEN 인터뷰]2등 최정이 1등 최정에게…“야구 레전드가 돼 주세요”
2022-12-03 20:41 문화

지난 8일 세계 메이저 대회가 있었고 준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1990년대에 여성 기사가 세계대회 4강에 진출하고
거의 30년 만에 깬 기록이잖아요
그 결과 보고 어땠습니까

결승 올라가면 우승을 엄청나게 하고 싶잖아요
그래서 준우승이 솔직히 아쉽긴 했는데요
그래도 결승 진출한 것 자체로 엄청 자신감이 생겼고
주변에서도 정말 잘했다고 축하를 많이 해 주셔서
저는 되게 아쉽지만 기분 좋았어요

경기 내용 자체만 보면 신진서 9단은 만족했대요
왜냐면 거의 파죽지세로 밀고 갔잖아요
경기 내용에 대해서도 조금 아쉬울 것 같아요

조금 더 잘 버텨서 3국까지 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좀 아쉬움이 있긴 한데요
워낙 신진서 9단이 요새 워낙 잘 두고

상승세잖아요

제가 더 경험을 쌓고 열심히 하면 다음에 뒀을 때는
이번보다는 좀 더 잘 버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있어요

바둑을 안 두는 분들은 모를 수도 있는데
정말 대단한 기록인 게 최정 9단도 롤 모델로 삼은
여성 바둑기사인 루이나이웨이가
30년 전에 4강까지 올라간 게 가장 큰 기록이었어요
바둑은 머리로 할 것 같잖아요
그래서 여성 기사가 우승한 적이 없는지 놀랐거든요
어떻습니까?

사실 되게 설이 많아요
왜 여자 기사가 남자 기사보다 성적이 조금 더 좋지 못한가

성차별적인 게 아니라
그 결과를 보니까 좀 놀랍더라고요

진짜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체력이나 아니면 롤이나 그런 스포츠처럼
공간지각력 뭐 그런 얘기도 있고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증명된 게 아무것도 없어서요

정작 본인은 그런 설에 대해서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맞죠?

사실 제가 성적을 내기 시작한 다음부터
인터뷰할 때마다 그런 질문을 되게 많이 받고

미안합니다

왜 여자가 남자보다 왜 못하느냐

처음에는 그런 질문을 받고 계속 답을 찾았어요
근데 사실 너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거든요
오히려 그런 걸 생각하는 게
저의 목표를 이루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서
이제는 그런 생각은 거의 안 하려고 하고요
제가 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제 후배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
그 부분은 별로 생각 안 하고 있어요

이번에 결승전에서도 신진서 9단을 대할 때
전혀 남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남녀라기보다는 사실 신진서 9단은 세계 최강이니까
제가 아니라 다른 기사가 와도
신진서 9단이랑 두면 조금 위축될 수 있어요

이번 메이저 대회가 되게 재미있었던 게
우승자보다도 더 화제가 된 준우승자였어요

2013년 12월부터 지금까지 108개월 동안
국내 여성 기사 랭킹 1위예요
최정 9단의 비결이 뭔가요?

일단 운이 좋았던 것 같고요
제가 어떤 책에서 그런 구절을 봤어요
태양을 향해 쏘는 화살이 가장 높이 날아간다
아까 말씀하신 롤 모델이 세계대회 4강에 올라가셨고
국내 기전에서 우승하셨던 그분이 롤 모델이기 때문에
더 높은 목표를 갖고 있었던 게 좋게 작용한 것 같아요

그리고 목표를 높이 잡았다
이번 준우승이 값졌던 게 2021년은 조금 힘들었잖아요
상대적으로 부진했었어요
개인 성적을 놓고 봤을 때 그때가 슬럼프였습니까?
아니면 ‘그냥 한 번 지나가는 시기다’ 생각했나요?

확실히 슬럼프였던 것 같아요 근데 오히려 그렇게 많이 지고
개인적으로도 약간 충격을 받으니까
오히려 약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더라고요

뭐가 문제였지? 뭐 어떻게 해야 하지?
괴롭긴 했는데 성적이 좋았으면 이렇게

잘 안되었을 거다?

그랬을 것 같아요
야구 선수 최정은 잘 아시죠, 어떤 존재입니까
바둑기사 최정에게 야구선수 최정이란?

항상 사이트에 제 이름을 치면 같이 나오거든요
엄청나게 잘하신다는 걸 보면
제가 기분이 너무 좋아서
기사가 뜨면 항상 ‘좋아요’를!
최정 선수에게 민망하지만
영상편지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정 님...
제가 제 이름을 부르니까 좀 이상한데
이번에 우승하신 거 정말 축하드리고
항상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야구계의 레전드로 나와주세요
파이팅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