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가뭄 뒤 더 위험한 ‘태양광 시설’…붕괴 경고에도 더딘 복구
2023-03-28 19:36 사회

[앵커]
전국 산지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이 무려 1만5천곳에 달합니다. 

그런데 산비탈을 깎아 만든 곳이 많아 산사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작년에 이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고도 발생했는데요.

특히 요즘 같은 가뭄 뒤가 더 위험하다는데, 강경모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빼곡히 들어선 태양광 패널 주변엔 온통 토사뿐입니다.

폭격을 맞은 듯 집터만 남았습니다.

지난해 8월, 이곳에선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면서 태양광 시설 아래 있던 주택을 덮쳐 7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집터에는 냉장고가  망가진 채 방치돼 있고, 건물 잔해들도 어지럽게 널려 있는데요.

산사태가 난지 7개월이 지났는데도 피해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사고 당시와 지금의 모습은 달라진 게 거의 없습니다.

토사에 파묻혀 있던 차량만 사라졌습니다.

[김유호 / 마을 주민]
"흉물스럽고 이걸 수개월째 방치해 놨다는 게 부끄럽다고 생각합니다. 비만 많이 오면은 발발 떨고 무섭습니다."

"태양광 발전 시설이 산사태의 주된 원인"이라는 정부 발표에도 토지소유주와 태양광 설치업자가 반발하면서 복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지역의 태양광 시설 주변 철제 울타리 일부도 토사가 유실돼 기울어져 있습니다.

뻥 뚫린 곳도 있습니다.

바로 아래에 있는 주택은 위험천만해 보입니다.

[마을 주민]
"소리가 굉장히 크니까 놀라서 나왔죠. 그러니까 돌담이 무너지더라고. 그 뒤로 비만 오면 불안하지."

산지 태양광 시설로 인한 사고는 2019년부터 3년간 35건, 정부는 산사태 위험이 있는 전국 태양광시설 251곳에 대해 긴급 점검에 나섰습니다.

[류지협 / 한국급경사지안전협회 회장]
"위험한 비탈면 부분들을 발굴해서 관리를 해야 하는데 그런 관리들이 잘 이뤄지지 않았던 게."

바싹 마른 지금이 더 위험하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전계원 / 강원대 방재대학원 교수]
"흙이 흐트러져 있는 상태에서 (비가) 집중되기 때문에 붕괴가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이 좀 늘어날 수 있다."

비가 잦은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주민들의 불안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차태윤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