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사도광산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현지 추도식을 하루 앞두고 우리 정부가 불참을 결정했습니다.
추도식에 참석하기로 한 일본 대표의 부적절한 이력이 알려지자 뒤늦게 불참하기로 한 건데 일각에선 부실 외교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선영 기자입니다.
[기자]
외교부가 일본에서 열리는 사도광산 추도식을 하루 앞두고 불참하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그 이유로 "추도식 전, 한일 양국이 수용 가능한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야스쿠니 참배 전력이 있는 이쿠이나 아키코 정무관이 일본 대표로 참석하는 것이 결정적 문제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돌 출신 이쿠이나 정무관은 선거 출마때부터 위안부 문제 등에 "한국 정부가 더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극우 인사입니다.
[이쿠이나 아키코 / 일본 외무성 정무관 (지난 2022년)]
"안녕하십니까. 자유민주당에 입후보한 이쿠이나 아키코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같은 논란에도 박철희 주일 한국 대사가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24시간도 채 지나기 전에 외교부는 결국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이력을 정확히 알아보지도 않고 참석자 '급'에만 신경을 쓴 '부실 외교'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재웅 / 외교부 대변인 (그제)]
"(추도식이) 진정성 있게 개최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하에 일본 정부와 성실히 협의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피해자 유가족은 일본 측이 여는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오는 25일 유가족과 한국 정부 관계자만 참석하는 추도식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로선 일본 측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만 허락해주고, 추도식조차 합의한 대로 치르지 못하는 뼈아픈 외교 실책인 셈입니다.
앞서 민주당은 "굴욕적인 대일외교"라며 "사도광산 추도식에 대한 단호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채널A 뉴스 박선영입니다.
영상편집: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