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이 선포됐던 그날 밤, 국회 재봉쇄를 놓고, 경찰 내부에서 '풀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이 여러 번 경찰 수뇌부에 전달됐던 걸로 취재됐는데요.
하지만 조지호 경찰청장은 같이 있던 간부들에게 지시를 안 따르면 "우리가 체포된다"고 발언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최다함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3일 밤, 계엄사의 포고령이 내려지자 경찰은 국회 출입을 다시 봉쇄했습니다.
그 전에 30분 정도 허용했던 국회의원 출입도 다시 금지됐습니다.
당시 이 조치에 대해 서울경찰청 간부가 "법적 근거가 없다", "문을 열어줘야 한다"는 취지로 경찰청 간부에게 서너 차례 전화로 의견을 전달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청 간부는 "알았다"고 답한 뒤 이런 의견을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보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조 청장은 "지시대로 안 하면 우리가 체포된다"고 말했고 함께 있던 경찰 간부들은 이 말을 듣고 잠시 침묵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조 청장과 함께 있었던 경찰 간부 등의 진술을 확보한 경찰 특별수사단은 조 청장이 국회 봉쇄를 주도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조 청장 변호인은 "조 청장이 포고령이 위헌이라고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워 일단 따르자고 판단했다"면서도 실제로는 국회 봉쇄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정환 / 조지호 경찰청장 측 변호인(어제)]
"국회의원들 중에 국회를 출입하고자 하는 사람 분들은 모두 담장을 넘어서 가도록 이렇게 조치를 했습니다."
어제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를 들어 조 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내란 혐의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채널A 뉴스 최다함입니다.
영상편집:이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