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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출간도 검토’ 한동훈, ‘이재명 대항마’ 부각하는 속내는 [런치정치]

2025-02-27 12:31 정치


어제 오전 8시 서울 광화문 대형서점 앞.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출간일을 맞아 서점이 문도 열기 전부터 지지자들이 줄을 섰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지지자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한 전 대표 메시지를 두 달 동안 기다렸다"면서요. 여당 일각에선 한 전 대표 복귀에 "더 자숙하라"며 맹공을 퍼부었지만, 한 전 대표 저서는 어제 오전 대형서점에서 동 날만큼 화제를 모았습니다.

384p 분량의 책은 비상 계엄 이후 한동훈 전 대표의 퇴임까지 약 14일의 시간을 담고 있죠. 한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등과 나눈 대화를 일부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한 전 대표는 왜 이 시점에 윤 대통령 지지층을 자극할 수 있는 책을 펴냈을까요. 어떤 전략으로 등돌린 강성 보수층을 설득해나갈까요.

 한동훈 전 대표 책을 구매하기 위해 어제(26일) 서울 종로구 대형서점 앞에 지지자들이 줄을 섰다. (출처 = 뉴시스)
책 쓴 이유? "책임지는 게 보수"

한 전 대표 측에 물어봤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론도 안난 이 시점에 비상 계엄 뒷이야기를 공개하면, 화난 강성 지지층 더 자극하는 것 아니냐"고요. '친한계'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유불리를 떠나 사실 관계를 그대로 밝힌 것"이라고요. "역사에 자신이 했던 일을 고하고, 비난받을 건 받고 책임질 건 책임지겠다는 뜻"이라고도 덧붙였는데요.

'친한계' 정성국 의원도 "책은 한동훈 개인의 기억으로만 남길 수 없는 역사의 장을 증명하는 기록"이라며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역사에 답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대통령 지지자들이 비난할 부분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면서도 "(책을 통해) 중도, 온건 보수층을 잡아야 한다"고 전했죠.

친한계 인사들은 한 전 대표가 책을 쓴 배경을 이해하려면 바로 이 문장을 보라고 했습니다. "보수 가치의 핵심은 책임지는 것입니다. 회피하지 않고 스스로 주체적 시민이 돼 문제를 해결하는 겁니다."(234p) 한 전 대표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책임지는 게 보수고, 보수의 원칙에 맞게 자기가 계엄 때 했던 일들에 대해 일련의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도 했는데요. 결국 '보수의 가치'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책을 썼다는 겁니다.

한 전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12월 말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전반부는 한 전 대표의 일기, 후반부는 언론인과의 대담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1월부터 매주 대담을 갖고 책을 써왔다는 게 친한계 인사들의 설명입니다.

"직접 녹음한 오디오북 출간도 검토"

한 전 대표는 다음주쯤 수도권을 시작으로 북콘서트나 행사를 엽니다. '친한계'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언론 인터뷰(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가능한 곳부터 가급적이면 많은 대화를 나누려고 생각한다"고 밝혔는데요. 출판사 측은 한 전 대표가 직접 낭독한 오디오북과 전자책 출간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판사에선 예약 주문 5만부를 포함해 3월 중순까지 15만부가 팔릴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한 전 대표 측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론도 안 난 민감한 상황"이라며 "책이 잘 팔려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고 몸을 낮추는 분위기입니다.

한 전 대표는 책에서 윤 대통령에겐 '인간적 미안함'을 드러내면서, '이재명 대표 때리기'에 집중했는데요.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 이재명 대표"라며 "이 대표가 행정부까지 장악하면 사법부 유죄 판결을 막으려고 계엄이나 처벌 규정 개정 같은 극단적 수단을 쓸 수 있다"고 쓴 내용이 대표적입니다. 이에 이 대표가 어제 곧바로 응수했죠.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는 것이고, 개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한다"고요. 한 대표는 다시 SNS에 "기꺼이 국민을 지키는 개가 되겠다. 재판이나 잘 받으십시오"라고 맞받았습니다.

"이재명 대항마" 부각, '배신자' 프레임 벗기?

 지난해 9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회담을 마친 뒤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이재명 대항마' 이미지 부각에 주력할 전망이다. (출처 = 뉴시스)
친한계 인사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습니다. "한 전 대표의 발언에 바로 이재명 대표가 되받아치고 반박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재명을 대적할 수 있는 적임자는 한동훈이라는 걸 각인시키고 있다"고요.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가급적 삼가는 대신,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공세 전면에 설 것이라는 게 한 전 대표 측 설명입니다. 향후 조기 대선이 현실화 된다면, "'명태균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한 전 대표가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가장 날카롭게 파고들 적임자"라는 겁니다. 강성 보수 지지층을 자극하지 않고 공격의 총구를 이 대표 쪽으로 돌려,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한 전 대표는 여전히 당내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어제 한 방송(MBC 백분토론)에서 "한동훈이라는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 만들어준 인형"이라며 "들어오면 나한테 죽는다"라고 으름장을 놨죠. 하지만 신지호 전 부총장은 이렇게 대꾸했습니다. "굳이 대응해야 하나"라고요. 한 전 대표 측은 당내 비판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대신, 이재명 대표와의 대결 구도를 부각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전 대표의 정치 재개, 태풍이 될지 미풍에 그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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