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더깊은뉴스]악취·바다 오염…통영, 굴 껍데기로 몸살
2018-12-03 20:03 사회

세계 3대 미항 나폴리 못지 않게 아름다운 경남 통영.

우리나라 굴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통영이 굴껍데기 처리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정하니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

[리포트]
수려한 해변의 경관과 문화가 어우러져 동양의 나폴리라는 별명을 얻은 통영.

하지만 굴 껍데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마을 곳곳에 굴 패각이 산처럼 쌓이고 있고, 주변에는 파리들이 꼬이고 악취마저 진동하고 있습니다.

[주민]
"힘들지. 굴 냄새 많이 난다. 파리하고 냄새. 어마어마하다.

한창 굴이 나오는 시기지만 양식 업자들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굴 박신공장 사장]
"10월 17일경부터 지금 나온 거거든."

(한 달 만에 이렇게 쌓여요?) "예예"

"지금부터 내년 4월까지는 계속 나오지."

알맹이 1톤을 캐면 쌓이는 굴 껍데기는 10톤이나 됩니다.

산업폐기물인 굴 껍데기는 주로 매립되거나 비료로 쓰이는데, 처리 속도가 쌓이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굴 박신장 사장]
"25톤인가 덤프 한 대에 30만 원씩 주고 처리를 하긴 하는데 지금 돈을 주려고 해도 갈 곳이 없어서 이대로 방치가 되는 거야."

시에서는 바다에 임시 집하장을 만들었지만 제대로 관리가 안 됩니다.

집하장에서 빠져나온 굴 패각들이 쌓이면서 주변은 마치 모래사장을 연상케 합니다.

"쌓아놓은 굴 패각이 흘러넘치지 않도록 철조망을 했지만 이렇게 군데군데 허점투성이입니다."

다른 임시 집하장도 마찬가지.

철 그물망 곳곳이 뜯어져 패각들이 바다로 끊임없이 유실되고 있습니다.

[주민]
"전에 보수를 했는데 위에 보이는 데만 해가지고 밑에는 안 했어요. 밑에 다 흘러가버리는 거라. (보수)해주라 해도 안 해주는데 뭐."

[집하장 관리자]
"여기는 치우려면 답 없습니다. 이대로 쓰는 수밖에 없죠. 이거 수심이 얼만데 이걸 다 치우려면. 요 밑에 싹 다 굴 껍데기입니다. 다."

더 심각한 건 굴 껍데기가 주변 해역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겁니다.

"썰물 때 바닷물이 빠져나가자 드러난 갯벌입니다. 흙을 파보니까 흙이 시커멓게 변했고요. 온통 패각들로 가득합니다."

갯벌은 이미 오염상태가 심각합니다.

[주민]
"물 싹 빠지고 보면 여기는 아무것도 뭐 게 한 마리 없어. 다 ."
썩어서

[김성재 /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 교수]
"(굴 패각 바깥쪽에)인이라든지 질소 성분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혐기성 상황이 되면 벌 속에서 암모니아와 유화수소를 발생해서 도저히 그 주변에서 생물이 살 수 없는 해역으로 바뀌게 됩니다."

통영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통영시 인터뷰]
"지금 배출되는 양이 많기 때문에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어요. 패각의 처리가 너무 급하기 때문에 절박했기 때문에 이런 수산자원의 잠식 부분을 감안을 하고 단위 패각처리장을 만든 거거든요."

통영시 측은 공유수면 17만 제곱미터를 매립해 굴 패각 전용 처리 시설을 만들 계획을 내놨지만,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마을주민]
"펄이 참 좋다고 펄이. 자연은 그대로 놔두는 게 맞지 안 그래?주민은 반대지."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6개월 이상 물로 씻고 햇볕에 말린 깨끗한 굴껍데기를

바다 정화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해안을 따라 설치한 굴 암초가 여과작용을 통해 물 속의 질소 등 오염원을 흡수하는 겁니다.

하지만 처리기간이 길고 작업공간 확보가 쉽지 않은 우리의 현실에선 그림의 떡입니다.

처치곤란 상태에 이른 굴 껍질.

청정 바다산으로 유명한 통영 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정하니입니다.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