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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무상인데 10만 원 ‘훌쩍’…꼼수로 돈 버는 교복업체
2019-02-11 20:03 뉴스A

새학기부터 경기도를 포함한 일부 지자체에서 중학교 신입생들에게 교복 한 세트를 무료로 줍니다.

하지만 말만 무상이고 셔츠나 바지를 추가로 구입하다 보면 학부모 부담액이 10만원을 훌쩍 넘습니다.

대형 교복업체들의 꼼수 때문입니다.

전혜정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

[리포트]
새 학기 시작을 앞둔 한 교복 매장. 교복을 사는 학부모에게 직원이 추가 품목 구매를 권합니다.

[교복업체 직원]
"어머니, 와이셔츠 두 개 (결제)할게요?"

[예비중학생 학부모]
"네. 와이셔츠는 얼마예요? (4만 3천 원, 이월상품은 3만 8천 원.) 더 추가할 건 없어요? (체육복은 별도거든요.)"

영수증을 확인해보니 지원 받은 동복 교복값보다 10만 원을 더 썼습니다.

[예비중학생 학부모]
"(셔츠 가격 듣고 당황하신 것 같은데.) 비싸요. 학부모에게 어느 정도 값이 전가되는 것 같아요."

지난해 통과한 조례에 따라, 경기도와 교육청은 1인당 3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예비 중학생들은 교복 한 세트를 현물로 받아갑니다.

교복 한 세트는 재킷과 셔츠, 그리고 하의가 기본인데 체육복이나 카디건 등도 사실상 필수 품목이어서 추가로 구매합니다.

30만 원 한도를 지키면서도 이윤을 남기려는 교복업체들은 갖가지 꼼수를 씁니다.

[교복업체 직원]
"블라우스도 추가하고 체육복도 추가해야 하는데, 그래야 저희도 남잖아요."

여벌 구매가 잦은 셔츠나 하의 가격을 올리는 것이 단골수법.

[경기도교육청 관계자]
"재킷은 한 번 사면 안 사니까 재킷 금액을 낮추고 다른 옷을 비싸게 하는 경향이 있어서…"

상당수 교복업체는 적정공급가 4만 원인 하의를 5만 원 넘게 받았고, 2만 원도 안 되는 셔츠 값을 두 배 넘게 부풀린 업체도 있었습니다.

[우모 씨 / 예비중학생 학부모]
"셔츠, 바지에서 (지출이) 추가된다는 말이 정말 기정사실인 것 같아요. 추가로 준비해야 하는 것들 금액이 50% 정도는 다 오른 것 같아요."

별도로 사는 경우가 많은 체육복 가격도 고가에 책정됩니다.

[김모 씨 / 예비중학생 학부모]
"하복 체육복이 5만 원, 동복 (체육복이) 6만 원, 그건 너무 비싼 것 같아요. 학교에서 입어야 하는 옷은 다 포함된다고 생각했는데…"

무상교복으로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진 겁니다.

꼼수 담합이 가능한 건 주요업체 4곳이 80%를 점유하는 과점구조 탓도 있습니다.

결함이 있는 제품이나 재고품이 공급되고 있다는 논란까지 일고 있습니다.

[우모 씨 / 예비중학생 학부모]
"지금 여기 힘을 줘서 쭉 하면, 쭉 찢어지는 원단이에요, 정말 얇은…"

학생들의 반응도 신통치 않습니다.

[정경호 / 중학교 2학년]
"아침마다 너무 많은 걸 입어야 해서 불편합니다. (안에 뭐 입었는지 보여줄 수 있어요?) 체육복."

경기도뿐만 아니라 인천, 세종시에 이르기까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무상교복 도입에 나서고 있는 상황.

꼼수 인상을 바로잡지 못하면, 무상교복이 결과적으로 특정업체의 배만 불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

hye@donga.com
연 출 : 이민경
구 성 : 지한결 손지은
그래픽 : 안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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