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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공무원들의 천국…세종시 특별분양의 비밀
2019-04-12 19:43 뉴스A

행정기관이 집중된 세종시에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분양제도가 있습니다.

공무원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이었죠.

그런데 통근버스는 늘 만원입니다. 왜일까요?

조사를 해보니 특별분양을 받고도 실제 거주하지 않고 특별분양 받은 집을 재테크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유림 기자의 더 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매일 밤 벌어지는 퇴근전쟁. 전세 버스는 서울과 수도권으로 공무원들을 실어 나르느라 분주합니다.

이들이 앞다퉈 탈출한 공간은 깊은 적막에 빠져듭니다.

정부는 9년 전부터 공직자들이 세종시에 정착해 살면서 일을 잘 하라는 취지에서 특별 분양을 해왔습니다.

새로 짓는 아파트 10채 중 절반 이상이 공무원 차지에 다주택자에게도 조건없는 특별분양 혜택을 줬지만 통근버스는 늘 만원입니다.

[세종시 시민1 (1주택자)]
"어떤 분들은 (분양받은 집) 팔고 그 출퇴근 버스 이용해서 출퇴근하는 분들도 있고."

[세종시 시민2 (무주택자)]
"엄마와 아이들은 강남 대치동이나 기존 서울 생활권에 있고 아빠만 와서 여기서 자고 가거나 저렴하게 쉐어하우스로 놓거나."

세종시로 이전한 정부부처 20곳에 근무하는 차관급을 포함한 1급 이상 고위공직자 110여명의 부동산 현황을 분석했습니다.

46명이 세종시에 집이나 분양권을 특별분양 받았는데, 70%가 서울 강남이나 경기 분당 등에 집을 갖고 있는 다주택자였습니다.

실거주자 10여 명을 제외한 나머지 18명은 집을 세주고 임대소득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현행법 위반은 아니지만 투기 근절을 외쳐온 현 정부의 시책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승철 /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
"나중에 상황이 되면 또 내려 갈 수도 있겠죠. 노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김현수 /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지금 팔려고 부동산에 내왔습니다. 지금 (과천 집이) 재건축을 몇 년 째 하고 있어서 내년에 입주를 해야 되기 때문에 (세종 집을) 팔아서 거기 돈을 넣어야 됩니다."

정년을 훌쩍 넘긴 상태에서 분양권을 따낸 경우도 있습니다.

63세인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 집이 완공되는 2021년이면 65살이 됩니다.

이미 2년 전 부동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이 집은 벌써 2억원 넘는 프리미엄이 붙었습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연세는 넘으셨지만 (정무직은) 정년이 없는 거니까. 2년 이내 퇴직을 할 수도 있고 다른 기관으로 옮길 수도 있고."

나머지 10여명도 실제 입주시점에는 공직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신근호 /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
"저는 제가 입주하기 위해서 분양을 청약을 신청했고요. 어떻게 보면 개인적인 부분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권용복/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완공 시기에 따라서 정년이 걸리냐, 안 걸리냐도 좀 문제가 될 수 있을텐데) 뭐, 저는 문제없다고 보는데요."

세종시가 전국에서 외지인 주택소유 비중이 가장 높은데에는 공무원 특별분양도 한몫을 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임재만 / 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일반 공급처럼 1가구 1주택이면 그 집을 파는 조건으로 분양을 했어야 하고. 임기가 끝나가는 사람들, 시간이 얼마 없는 사람들한테는 공급을 배제하는 게 처음부터 필요하지 않았나…."

그런데도 정부는 부처 추가이전을 이유로 당초 올해 끝날 예정인 공무원 특별분양 제도를 최소 1년 이상 연장했습니다.

세종시 고위공무원들은 "꼭 집이 필요한 사람에게 집을 나눠주겠다"는 정부의 분양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김유림입니다.

rim@donga.com

연출 이민경
구성 지한결 손지은
그래픽 손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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