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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이 간다]문제 푸는 것처럼 헷갈리는 ‘무인 주문’
2019-12-04 19:56 사회

요즘 무인단말기로 주문을 받는 식당이나 커피숍 많아졌다 느끼시죠.

가게 주인들에게는 확실히 편해졌을텐데, 과연 손님들에게도 좋은 변화일까요?

김진이 간다, 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진>
요즘 뭔가를 결제하거나 예약할 때 '키오스크' 무인단말기를 사용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대면을 줄일 수 있고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디지털 소외를 부른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점차 확산되고 있는 무인결제 시스템, 현장은 어떤지 제가 직접 둘러보겠습니다.

신문이나 간단한 음료 등을 파는 매점이라는 뜻의 키오스크(KIOSK).
요즘은 안 파는 게 없을 정도입니다.

메뉴 선택부터 결제까지 이용자가 직접 해야 하는 무인 단말기. 저도 사용해봤습니다.

<김진>
샌드위치를 한 번 주문해볼게요. 가장 잘팔리는 메뉴랑.. 이걸 음료를 제가 바꿀 수도 있어요. 글씨가 작네요. 오렌지에이드. 됐나? 주문 담기. IC카드를 꽂습니다. 메뉴를 고른 다음에 카드까지 꽂으면 이렇게 영수증이 나오면서 결제가 완료되는데, 야, 젊은 사람인 제가 하기에도 간단치만은 않은데요.

서울 강남의 한 식당.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식당 직원>
자판기 바로 이용하세요

<피디>
여기에서 주문 안 돼요?

<식당 직원>
네, 저기 앞에서 주문하시면 돼요

자리를 잡기도 전에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먼저 하도록 안내합니다.

나날이 늘어가는 무인 결제 시스템. 패스트푸드점, 극장, 카페는 물론, 병원, 편의점에서까지 소비자가 직접 계산합니다.

무인결제단말기 키오스크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은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시민>
순서 같은 거에 조금 헛갈릴 때가 있어서.

<시민>
못 찾아서 한참 헤매다 보면 꺼지고 이런 경우. 뒤에 사람 기다리니까 미안하죠.

최근 70대 인기 유튜버 박막례 씨의 무인단말기 사용기 영상이 큰 관심을 모았는데요. 기계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습니다.

기차역에도 수많은 무인단말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어르신들은 여전히 매표소 앞에 줄을 섭니다.

<시민>
자식들이 (예매) 해줄 땐 (키오스크에서) 하는데 우리는 잘 못하니까 (직접) 할 땐 (매표소에서) 사요.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등 많은 과정을 거쳐야하는 영화관의 단말기는 더욱 복잡합니다.

난생처음으로 무인단말기를 사용한다는 중년 여성.

<중년 여성>
뭘 눌러야 하나? 뭘 할 줄 알아야 하지. 뭘 할 줄 알아야 하는 거지.

이것저것 눌러보지만, 결국 포기합니다.

무인 단말기 주문이 대세인 패스트푸드점.

매장 안으로 한 시각장애인이 들어섰는데요, 주문하는 곳을 찾지 못해 한참을 서성입니다.

<시각장애인>
여기가 주문하는 곳이에요?

<다른 손님>


겨우 무인 단말기를 찾았지만, 또다시 막막해집니다.

<다른 손님>
주문하는 곳 비었는데 도와드릴까요?

<시각장애인>
네 그럼 주문 좀 부탁드릴게요

시각장애인에게 무인 결제 시스템은 너무 큰 장벽입니다.

<시각장애인>
저거는 저희가 못 쓰니까 아예. 앞에서 주문을 하면 자리 안내까지는 부탁을 드릴 수 있는데 직원분들한테. 번호가 되어도 잘 모를 때도 있고 이러다 보니까 저희는 점점 힘들어지는 거죠.

화면에는 장애인을 위한 직원 호출 버튼이 있지만 점자가 없어 시각장애인에겐 무용지물입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불편할 수 있어도, 자영업자들은 직원을 줄일 수 있어 반깁니다.

<식당 주인>
손님이 들어와서 바로 주문하시고. 인건비가 많이 줄어들죠 사실.

실제 인건비보다 무인 단말기 대여 비용이 더 저렴합니다.

나날이 보편화 되는 무인 결제 시스템. 한 지자체에는 시니어 세대에게 주문과 결제 방법을 가르쳐주는 교육 프로그램도 등장했습니다.

<서울 서초구청 교육과정 수강생>
흐름은 빠르고 우리가 쫓아가는 건 느리기 때문에 우리가 어린애처럼 마냥 ‘나 몰라’ 이러고 있을 순 없잖아요. 배우려고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청 어르신행복과 이주영 팀장>
내년에는 기존에 하고 있던 콘텐츠에서 추가로 공항이라든지 KTX 또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추가로 개발해서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무인 결제 시스템의 확대는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 되었습니다. 다만,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김진이 간다' 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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