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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보다]‘성범죄 연예인’의 복귀?…SNS도 막혔다
2020-11-21 19:29 사회

어제죠.

미성년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국제대회 53연승'이란 대기록을 세웠지만 결국 성범죄자로 전락했는데요,

"피해자와 연애 감정이 있었고,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이조차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 사건에서 번번이 등장하는 이 '연애감정'.

미성년자 3명을 성폭행, 추행한 혐의로 2013년 구속됐던 가수 고영욱도 이런 주장을 펼쳤습니다.

만기 출소 후 5년.

SNS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고 호소했는데요,

범죄를 저지른 후 복귀에 시동을 건 연예인들에게 대중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Q1. 가수 고영욱의 SNS가 최근 화제였습니다. 유튜브 방송에까지 나와 자신의 심경을 호소했어요?

SNS 계정을 만든 게 지난 12일입니다.

"계속 이렇게 단절된 상태로 지낼 수는 없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 계정은 하루만에 삭제됐습니다.

"유죄판결을 받은 성범죄자의 계정은 폐쇄한다"는 해당 SNS 측의 규정 때문이었는데,

그러자 유튜브 방송에 나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2년 반의 실형을 살았고, 이후에도 거의 집에만 있었다."

"전과있는 사람은 밖에 나오지도 말라는 식의 얘기를 들으면 힘이 빠진다."

Q2. 그런데 SNS 상에서 특정인의 계정 자체를 강제 삭제한다는 게 생소해요. 이용자들의 신고가 있었다고요?

해당 SNS 고객센터 홈페이지엔 "성범죄자의 것으로 보이는 계정을 신고해 달라"는 안내글이 있습니다.

이에 이용자들의 신고가 빗발쳤던 건데요,

결국 업체 측이 고영욱의 계정 자체를 막아버렸습니다.

전자발찌를 찬 1호 연예인에 이어서 SNS 계정이 강제차단된 1호 연예인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다음날엔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된 가수 정준영과 최종훈의 SNS 계정도 사라졌는데,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습니다.

[노웅래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또다시 미성년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우리는 그를 단호하게 격리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미성년 성폭행 범죄자 등이 방송과 SNS를 활개치도록 방치한다면 이를 모방하는 범죄 또는 새로운 피해자는 언제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Q3. 소통 때문이라고는 했지만 결국엔 영리를 목적으로 SNS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어요. 본인은 뭐라고 하나요?

"당장 돈을 벌려고 시작한 건 아니다"라고 주장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튜브 방송 출연내용을 보면요,

"성범죄 사건 이후로 끊긴 경제활동도 당연히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말의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이는데요,

일단 SNS를 시작한 뒤에 자신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을 지켜보면서 방송 복귀를 타진하려는 것 아니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Q4. 고영욱 말고도, 추문에 휩싸였던 스타들의 복귀 소식에 떠들썩하던데요?

대표적인 인물, 바로 이 사람입니다.

[박유천 / 가수 겸 배우(지난해 4월)]
"저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혐의가 인정된다면 이것은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은퇴하는 문제를 넘어…"

필로폰 투약 혐의는 결국 사실로 밝혀졌죠.

지난해 7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는데요,

하지만 은퇴 약속을 번복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박유천 / 가수 겸 배우(지난 5월)]
"안녕하세요 여러분들. 박유천입니다. 제 생일도 있지만 여러분의 축하자리인 만큼 기쁜 마음으로 만나뵐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박유천 / 가수 겸 배우(지난 9월)]
"뭐 타고 가?"

지난 목요일 미니앨범까지 발매했는데,

팬들을 만나고, 활동을 통해 수입을 올리는 것은 연예인으로서 당연한 일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박유천이 받은 '집행유예 2년'.

"정상을 참작해서 2년동안 형을 미뤄준다"는 뜻이지, 무죄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겁니다.

사건을 보다 최석호 기자였습니다.

bully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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