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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보다]친딸 200번 성폭행…재판부 “동물도 안 이런다”
2021-09-25 19:29 뉴스A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40대 후반의 남성이 법정에 섰습니다.

피해자는 친딸들이었습니다.

함께 살던 딸들을 상대로 10년 가까운 세월, 수백차례에 걸쳐 성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그의 추악한 범행은 큰딸이 고등학생, 작은딸이 중학생일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최근 1심 재판부는 친아빠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동물도 이런 짓은 안 합니다."

Q1. 도대체 언제부터 딸들을 성폭행을 했다는 거죠?

친아빠의 성폭행이 시작된 건 지난 2012년 9월부터입니다.

딸들에게 고소를 당하기 직전인 올해 5월까지 계속됐는데, 2012년 첫 성폭행 당시 중학생이던 작은딸이 주요 범행 대상이었습니다.

제주도 자신의 주거지에서 작은딸을 상대로 200차례나 성범죄를 저질렀고, 임신을 하자 중절수술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작은 딸은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틈만 나면 아빠가 방으로 불러 성폭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Q2. 피해사실을 알리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어떻게 드러난 겁니까?

피해자인 두 딸은 이제 성인이 됐습니다.

올해 초, 피해사실을 엄마에게 털어놓으면서 친아빠에 대한 고소가 이뤄졌는데, 작은딸의 일기장엔 그동안 겪은 성폭행 피해사실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었습니다.

"반항하면 네 언니까지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협박까지 했다는데, 10년 가까이 피해를 당하면서도 신고조차 못한 이유였습니다.

[승재현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내가 말을 듣지 않고 내가 정신적 지배를 당하지 않으면 지금 당하고 있는 성폭행은 결국 언니에게 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언니 삶조차도 무너진다라는 게 눈에 보일 것이잖아요. 언니도 당하게 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아버지의 야수같은 행동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았느냐…"

실제 친아빠는 큰딸도 성폭행하려 했지만, 강한 저항에 부딪혀 미수에 그쳤습니다.

Q3. 이럴 거면 딸들은 왜 자신이 키우겠다고 한 거죠?

지난 2007년 이혼한 전처가 재혼을 하자 두딸을 데려와 키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딸들을 데려온 이유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내가 데려오지 않으면 아이들이 의붓아빠와 살아야 되지 않냐"고 답했습니다.

Q4. 이 말을 재판부가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나요?

"의붓아빠라고 해서 자식들의 인생을 망치진 않는다"면서 오히려 질타했습니다.

이어 재판부는 "피해자들을 망쳐놓은 건 친아빠인 피고인이다" "사건기록을 읽는 것 자체가 힘들 정도로 피고인은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꾸짖었습니다.

Q5. 중형이 선고되긴 했지만, 외국과 비교하면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지난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한 고등법원은 친딸을 4년동안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에 대해서 징역 1503년을 선고했고, 지난해 미국 또다른 주에선 10년동안 친딸과 의붓딸을 성폭행한 부부에게 각각 징역 723년과 438년을 선고한 사례도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 여러 죄를 저질렀을 때 죄마다의 형량을 따진 뒤 이를 합산해 선고하고 형량의 상한선도 없기 때문인데, 하지만 우리 형법에선 유기징역형의 경우에 최대 형량을 30년으로 하고, 가중처벌을 해도 징역 50년을 넘길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아빠에게 징역 몇년이 선고된다고 해도 딸들이 입었을 상처는 치유되지 않을 겁니다.

사건을 보다, 최석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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