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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월북작가 시(詩)가 현충원에… 2020-01-03 | 0 회

1. 월북작가 시(詩)가 현충원에…

새해가 되면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이 첫 번째로 찾는 이곳 현충원입니다.

어제도 많은 인사들이 찾아 방명록을 적으며 다짐을 밝혔는데요.

지금 보시는 이 곳은 현충원 안에서도 6.25 전쟁 참전용사와 애국지사 유해가 안치된 충혼당 제례실 앞입니다.

'임진강'으로 시작하는 시구가 붓글씨로 적혀 걸려 있죠.

이 시는 시인 박세영이 쓴 '임진강'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1946년 월북해 이 북한 애국가를 작사하고 공훈작가 칭호를 받은 인물입니다.

지금 계속 나오고 있는 노래가 바로 북한 애국가인데요,

그러니까 북한 애국가를 쓴 시인의 또 다른 시가 현충원에 걸려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시의 2연에는 남한은 궁핍한 반면, 북한은 이삭이 넘실거린다며 체제 선전 내용까지 담겼습니다.

이 시는 북한에서 유행가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우리나라에선 40년 넘게 금지곡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현충원에 참배하기 위해 찾아온 유가족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이모 씨 / 서울 동작구]
"말도 안 됩니다. 참전용사들을 모시는 데 좋은 추모 시를 써 놓으면 (모를까.)"

[임모 씨 / 서울 송파구]
"국가 유공자의 한 사람으로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의 붓글씨는, 한 시민단체가 2010년 6·25 전쟁을 기념하며 주관한 전시회에서 출품받은 뒤 현충원에 기증한 작품입니다.

해당 서예 작가는 시인이 누군지 몰랐다고 해명했는데요.

10년 가까이 이 시를 걸어놓은 현충원은 어제 채널A 취재가 시작되자 이런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며 뒤늦게 즉시 치우겠다고 밝혔습니다.

2. 노조 저지에 첫 출근길 'U턴'

오늘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앞에선 큰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어제 신임 IBK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된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첫 출근길이었지만 노조가 반발하면서 출근을 막은 겁니다.

"물러가라! 물러가라! 못 지나간다!"

"아니, 아니. 우리는 윤종원 행장의 말을 듣기 위해서 온 게 아니라! 제가 우리 입장을 전달했지 않습니까!"

[윤종원 / IBK기업은행 청장]
"저희가 이제 중소기업은행이라는 곳이…"

"아니 지금 뭐 얘기듣고 그런 상황 아니잖아요."
"물러나십쇼!" "돌아가십쇼!" "필요 없습니다!"

"국가경제 망쳐놓고 IBK 행장이 웬 말이냐 물러가라!"
"더 이상 정권과 대통령에 부담 주지 마시고스스로 자진사퇴 하는 것이 좋다."

[윤종원 / IBK기업은행 청장]
"허허허"

"아니 웃지 마세요!" "물러나라!!"

결국 윤종원 행장은 10분가량 대치하다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윤 행장은 기획재정부 국장부터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경제 관료출신입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데요.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 같은 외부 관료 출신은 금융 현장을 잘 모르는 낙하산 인사"라고 반대하며 "관치금융을 되살렸다"고 비판해왔습니다.

노조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도 과거 비슷한 얘기를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지난 2012년, 당시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관치금융을 하면 동맥경화증에 걸리고, 뇌출혈이 일어난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청와대는, 윤 행장이 "우리 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면서도 '관치'라는 비판에 대해선 답을 피했습니다.

3. "불출마" 선언 울음 터진 김현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입니다. 참아보려 하지만 끝내 눈물을 보였는데요. 무슨 일일까요.

[김현미 / 국토교통부 장관]
"일산 서구 국회의원 김현미입니다. 일산 서구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어디 있더라도 우리 사랑하는 일산 서구 주민분들과 늘 이어져있을 것이고.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는 것, 그리고 오늘 저를 만들어주신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감사 인사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김현미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은혜 교육부장관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겸직 장관 3명이 오늘 국회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지역구를 얘기하며 만감이 교차한 듯합니다.

[유은혜 /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
"개인적으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10년 동안 저를 이렇게 키워주셨고 또 제 터전이었던 일산을 생각하면 제게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박영선 /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그 때 만약 우리 구로을 주민들께서 저를 뽑아주시지 않았다면 BBK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구로을 주민들에게 제가 많이 부족했지만 늘 존경의 마음 담아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오늘 참석은 안 했지만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불출마 의사를 전했는데요.

장관으로서 문재인 정권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표면적 이유도 있지만 당 내부적으로는 총선 전 공천 부담을 더는 동시에 차기 출마자들의 선거 준비를 위한 교통정리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자유한국당은 "무능한 장관 4인방의 불출마 선언은 새로울 것도 없다"며 "국민들의 불명예 퇴장선고"라고 비판했습니다.

지금까지 순간포착이었습니다.

김민지 기자(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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