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찬욱) 나이 합이 160세. 연기 경력 합이 115년입니다. 50년 전 연극 무대에서 만난 두 명배우가 2020년 또 하나의 무대를 펼치고 있습니다. 두 분 만나 뵙겠습니다. 배우 신구 씨와 손숙 씨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신구, 손숙) 안녕하세요.
송찬욱) 지금 사실 공연 시작하기 2시간 전이잖아요. 여전히 긴장하시나요?
손숙) 그럼요, 긴장하죠. 나이가 합이 160이든 180이든 긴장은 똑같아요.
송찬욱) 그렇군요. 역시 무대에 대해 무게감이라는 게 확실히 있으실 것 같은데요. 우선 최근 현안 얘기를 해봐야 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최근에 '코로나19' 지금 굉장히 유행하고 있어서 아무래도 좀 공연계가 많이 어렵다는 얘기가 있는데 실감을 좀 하시나요?
손숙) 공연계가 엄청 어려워요. 대학로는 뭐 거의 지금 문 닫을 지경이고. 저희도 지금 이제 지난 금요일 날 막 올라갔는데 예매하셨던 분들이 캔슬(취소)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굉장히 어렵습니다.
송찬욱) 그럼 이렇게 공연 준비 열심히 정말 했는데 불가피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럴 때 조금 아쉬움도 크실 것 같아요.
신구) 아쉬움이 진하죠.
손숙) 속상해요.
신구) 이런 일이 없었으면 나름대로 또 관객 분들 많이 오셔서 즐기시고 하실 텐데. 송찬욱) 그러면 좀 이럴 때 마음가짐은 조금 다를 수도 있을까요?
손숙)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서도 와주시는 분들한테는 더 감사하죠. 정말 감사하고.
신구) 저희들은 뭐 변함이 없어요. 관객 수에 따라서 연극 내용이 달라지거나 그럴 수는 없으니까 저희들 나름대로 준비한 건 성심껏 다 표현해 드립니다. 다만 이제 그런 사정 때문에 좀 아쉽죠.
송찬욱) 이제 본격적으로 연극 얘기해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이번 연극 제목이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어떤 내용인가요?
손숙) 아버지가 이제 곧 돌아가실 병에 걸리셨고, 곧 돌아가실 아버지를 간호하는 어머니와 아들, 며느리 그런 가족 간의 얘기예요. 갈등, 사랑, 또 가족 간의 서로 화합 이런 얘기들. 죽음에 대한 얘기도 있고.
송찬욱) 이번에 이 연극에 '웰다잉'이라는 화두를 던지셨더라고요. 이거는 어떤 의미일까요?
손숙) 가족과 같이 임종을 맞는 것. 그러니까 자연스러운 죽음, 그런 것 아닐까요? 너무 막 연명치료에 의존한다거나 그런 것 없이. 그러니까 저희도 이제 아까 말씀하셨듯이 나이가 많다 보니까 자연히 그런 데 관심을 갖게 되죠. 저는 '웰다잉' 운동도 지금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냥 자연스러운 죽음, 그게 가장 '웰다잉'이 아닐까 전 그렇게 생각을 하고 그렇게 갔으면 좋겠어요.
송찬욱) 공연 보러 오려면 마스크도 마스크지만 눈물 콧물 닦을 손수건이 필수겠어요.
신구) 가지고 오시면 편하죠.
송찬욱) 저는 그런데 이번에 또 깜짝 놀란 게 원캐스트라고 들었어요. 보통 요즘은 더블 캐스트로 번갈아서 하는 경우도 많던데 힘드시지 않으세요?
신구) 저희들은 이제 다 그렇죠. 전에는 더블이라는 개념이 별로 없었어요. 언더스타 할 때는 가끔 있었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더블이 대세가 돼버리고 저희도 더블로 해서 연극 한두 편하긴 했습니다만.
손숙) 장기 공연일 때만.
신구) 근데 한 달, 한 달 반 이 공연에 저희들은 그렇게 마땅치 않게 생각해요.
송찬욱) 그런데 두 분은 좀 어떻게 연극을 이렇게 또 사랑하시게 되신 거죠?
신구) 그냥 좋아서 했어요.
송찬욱) 그런데 저희 이제 자료를 좀 찾아봤더니 우리 신구 선생님께서는 이름까지 바꾸면서 연극을 하셨다고 그러던데요?
신구) 네. 제가 동랑 유치진 선생님한테서 연극을 배웠는데요. 제 원이름이 좀 촌스럽게 느껴져서 예명을 하나 지어주십사하고 부탁을 드렸었어요. 그래서 선생님이 지어주신 그 이름을 가지고 지금 평생 쓰고 있는 거죠.
송찬욱) 그렇군요. 저희 또 손숙 씨께서는 대학교 1학년 때까지는 반대를 무릅쓰면서 연극을, 연기를 하셨다고요?
손숙) 아니 대학 연극은 동아리 연극이니까 반대 안 하셨죠. 근데 이제 대학 나와서 본격적으로 연극 할 때는 저희 어머니가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그때 어른들은 연극이나 이런 것 하는 거를 굉장히 뭐 딴따라다, 그렇게 좋지 않게 생각을 하셨기 때문에.
송찬욱) 옛날에는요.
손숙) 네.
신구) 특히 이 양반 고향이 저쪽 영남 양반댁 딸내미거든요.
손숙) 큰일 나는 줄 알고.
송찬욱) 근데 우리 손숙 씨께서는 어머니 역할 많이 하셨는데 실제로 세 딸의 어머니시잖아요.
손숙) 네.
송찬욱) 이 연극 속의 어머니 손숙 씨와 실제 어머니 손숙 씨는 비슷하신가요?
손숙) 많이 다르죠.
송찬욱) 많이 다르세요?
손숙) 연극 속은 주로 뭐 희생하는 어머니, 자식을 위해서 인생을 거는 어머니 그런 게 많아요. 그런데 실제 어머니는 그렇지가 않죠. 그냥 뭐 아이들한테 별로 그렇게 좋은 엄마는 못 될 거예요. 늘 일을 했으니까.
송찬욱) 그러시군요. 그런데 이렇게 제가 아까 소개를 해드렸는데 연기 경력이 합쳐서 115년이라고 제가 말씀을 드리긴 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연기 활동을 할 수 있는 동력, 이런 게 뭐가 있을까요?
손숙) 다른 거 재주가 없으니까 그냥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죠.
신구) 맞아요. 저도 다른 것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어요. 그저 대본보고 외우고, 연극 하는 재주밖에 없어요. 재주라기보다도 할 수 있는 게 그 일밖에 없어요. 밧줄인 양 그것만 붙들고 평생 살았죠.
송찬욱) 어쨌든 그래도 할 줄 아는 게 하나밖에 없으시다고 두 분 입 모아 말씀해주시지만, 이 분야에서는 거의 최고의 경지에 이르신 명 배우신 거잖아요?
손숙) 오래 하다 보면 그렇게 돼요.
신구) 그렇게 봐주시니까 고맙죠.
송찬욱) 어쨌든 또 이제 앞으로 계획이 궁금한데 공연이 3월 달까지 진행이 될 거고. 마지막으로 저희 시청자분들께 한 말씀 좀 부탁드릴게요.
손숙) 코로나 때문에 좀 우리나라가 지금 비상사태인 건 확실한데 조심스럽게 일상생활들을 저는 좀 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그래야지 세상도 돌아가고 나라도 돌아가고 그렇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공연 좀 봐야겠다 생각하시면 마스크 하시고 그러고 좀 와주셨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송찬욱) 보니까 공연장 들어오기 전에 열 체크도 다 하고 철저하게 하더라고요.
손숙) 그럼요. 손 세정제도 있고. 정말 빨리 가라앉았으면 좋겠어요.
신구) 그러게요.
송찬욱) 알겠습니다. 네 오늘의 피플 LIVE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서 열연을 하고 계신 두 명배우 배우 손숙 씨와 신구 씨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손숙) 네 고맙습니다.
신구)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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