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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기자]자민당 총재에 ‘여자 아베’ 다카이치…일본도 ‘日 퍼스트’화?
2025-10-04 19:35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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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는 기자, 외교안보국제부 김범석 부장입니다.
Q1. 오늘 일본 자민당 사상 첫 여성 총재로 뽑힌 다카이치 사나에, 어떤 사람인가요?
쉽게 말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여자 버전 이른바 ‘여자 아베’로 알려졌죠.
1961년 생. 우리 나이로 만 64세고, 사슴의 도시로 알려진 간사이 지방 나라현 출신입니다.
거기서 중의원만 10번 한 의원입니다.
고교 시절에 록 밴드에서 드럼을 담당했고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터프한 면도 있고요.
사실 우리한테 중요한 것은 여자 아베라는 수식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3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베 전 총리가 마지막까지 지지했던 인물이 다카이치 신임 총재인데요,
그러다보니 아베 전 총리가 강조했던 개헌이나 우익 성향의 정치적 이념은 물론이고 ‘아베노믹스’를 ‘사나에 노믹스’라고 하는 등 경제 전략까지 그대로 이어 받았습니다.
정치적으로 매우 강경하다보니 일본에서조차 호불호가 강한 인물입니다.
바꿔 말하면 우익 세력에게는 자신들의 가려운 곳을 벅벅 긁어주니 정말 이만한 인물도 없는 거죠.
Q2-1. 그럼 일본도 지금보다 더 보수적으로 바뀌는 건가요?
네, 그렇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정확히는 단순히 ‘우향 우’라기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이른바 ‘일본 퍼스트’, ‘일본 제일주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외국인 혐오 발언으로 논란이 됐는데요,
자신의 고향인 나라현 명물인 사슴을 “외국인들이 발로 찬다, 일본인들의 마음을 짓밟은 외국인에게 무언가를 해야한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마치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예의도 없는 무례한 사람처럼 묘사한 거죠.
두 달 전 열린 참의원 선거에서 이런 외국인 혐오 발언으로 재미를 본 극우 신진 정당이 있었는데, 비슷하게 얘기한 거죠.
Q2-2. 미국한테도 한 마디 했다던데요.
매우 이례적입니다.
일본 민영방송 토론회에서 사회자가 “이번 미국 관세 협상이 불평등하다 생각하면 손을 들라”고 했는데 혼자 손을 들더니 “미국이 대미 투자액 운용 과정에서 일본의 국익을 심히 해치거나 할 경우 확실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재협상 가능성까지 말한 거죠.
이런 것은 자신의 롤 모델인 아베 전 총리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Q3. 한일 관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야스쿠니신사에 대해 “총리가 돼도 계속 참배하겠다”고 했고, 독도에 대해서도 “다케시마의 날에 장관이 당당히 참석해야 한다”라고 하는 등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만 봐도 우리랑 대립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고위 외교 소식통은 “한일 공조에 불협화음이 생기면 북·중·러 대응에도 차질이 생기고 결국 한미일 안보 환경 전반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도 있습니다. 얼마 전 다카이치 신임 총재를 직접 만났다는 우리 고위급 외교관에게 물어보니 “K팝 같은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면서 “한일 관계를 중시하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방금 당선 기자회견에서도 “한미일이 협력해야한다”고 했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도 "적절히 판단하겠다"며 다소 수위를 낮춰 말한 점을 감안하면 총리 취임 이후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였습니다.
김범석 기자 bsis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