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가 불러낸 김민석?…與 당권 경쟁 시계 빨라진 이유 [런치정치]

2026-02-12 14:22   정치

 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출처 : 뉴시스)

"8월 하순에 전당대회가 있어요. 그때도 계속 평당원으로 있을 거예요? 마음속엔 뭔가 로망이 있죠?"(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정에 전념하고 있습니다."(김민석 국무총리)

사흘 전(지난 9일)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의에서 김민석 총리에게 당권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이 나왔죠. 그만큼 김 총리의 당대표 출마 여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겁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김 총리는 이미 전당대회에 나온 셈"이라고요.

민주당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는 아직 6개월 넘게 남았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서 벌써부터 김 총리의 '차기 당권 도전'에 주목하는 이유 뭘까요.

"소통 불만에 대체재 찾아 나서"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 "김민석 총리를 전당대회 무대로 일찍 불러낸 건 정청래 대표"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 재선 의원은 "정 대표가 최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으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며 "소통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면서 대체제를 찾는 목소리가 많아졌다"고 전했습니다.

정 대표가 추진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과정이 당내 갈등으로 불거졌던 핵심 이유는 절차 문제였습니다. 정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공개 합당을 제안하기 전까지 의원들은 진행 상황을 전혀 몰랐었죠. 최고위원들에게조차 합당 발표 20분 전에 내용을 공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 대표의 일방적인 리더십에 의원들이 느끼는 불만이 커졌다는 설명입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 대표가 빠르고 공격적인 이미지인 반면 김 총리는 완벽하고 섬세한 이미지다. 정 대표가 야당의 공격수로는 탁월하지만 여당의 대표로는 김 총리가 더 어울릴 것"이라고요. 당과 당 사이의 싸움에서는 정 대표의 전투력이 필요하지만 당내 통합을 위해선 김 총리의 섬세함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친민, 반청 중심으로 만들어져" 

민주당 내에서는 지난 1월 최고위원 보궐선거 때부터 차기 당권 경쟁이 시작된 것이란 반응도 나옵니다. 3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보궐선거에서 김민석 총리의 30년 지기인 강득구 의원이 득표율 1위로 당선됐죠.

한 초선 의원은 "강 의원은 정청래 대표의 1인1표제 추진에 제동을 걸었던 사람"이라며 "바람은 강득구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뽑힐 때부터 이미 불기 시작했다. 김 총리의 당대표 출마는 정해진 수순"이라고 했습니다.

강 의원은 보완장치 없는 1인1표제는 '졸속 개혁'이라며 정 대표의 1인1표제에 반대했었죠. 강 의원의 높은 득표율의 배경에는 '정 대표에 대한 견제, 김민석 당대표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다'는 주장입니다.

또다른 의원은 "'친민(친김민석)계가 아직 명확하게 형성되지 않았지만 '반청' 중심으로 넓게 만들어지는 중"이라며 "김 총리와 개인적 친분은 없지만 정청래 대표의 연임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국면에서 강득구 최고위원을 포함해 황명선, 이언주 최고위원이 '정청래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정 대표와 선수별 간담회에서도 공개적으로 합당 반대 의견을 냈던 의원들이 있었죠. 반청계를 중심으로 김 총리 지지층이 서서히, 그리고 넓게 형성되고 있다는 겁니다.

오늘(12일) 기준 '대장동 변호사' 출신 이건태 의원이 제안한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에는 전체 의원 162명 가운데 90명 가까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반청계 의원들이 참여하는 반면 친청계 의원들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반청 결집'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참여 의사를 밝힌 한 의원은 "이 모임은 계파 모임도 아니고 반청 모임이 주축이 되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친청계 의원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반청계 의원들만 남은 모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 총리, 성과 낸 게 뭐냐" 견제론도 

김 총리가 실제 전당대회에 나올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 의원은 "김 총리가 뚜렷한 성과를 낸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정 대표는 검찰 개혁, 1인 1표제 등 명확한 성과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당대표 역할을 수행하면서 정 대표는 윤석열 전 정부 청산, 강한 개혁 등을 기조로 삼았는데요, 특히 당원주권시대를 열겠다며 '전당원 1인1표제'도 재수 끝에 통과시켰습니다.

막상 경쟁에 돌입하면 당원들의 바람을 실현시킨 정 대표가 경쟁 구도에서 더 유리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최근 유튜브 방송에 나와 "당대표의 로망이 있다"고 했던 김 총리.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그 로망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요.




최재원 기자 j1@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