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급 속도 낼 대책은?”…국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에 물었다 [런치정치]

2026-04-03 13:08   정치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오세훈 시장, 박수민 의원, 윤희숙 전 의원.(왼쪽부터, 출처 : 뉴시스)
세 차례 공천 접수 공모 끝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어렵게 성사됐습니다.

5선에 도전하는 현역 오세훈 시장, 경제 관료와 기업 경영인을 두루 거친 박수민 의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윤희숙 전 의원이 맞붙고 있습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해봤는데요. 이번엔 국민의힘 출입기자인 제가 시민을 대신해 어떤 시장이 되고 싶은지, 서울을 어떻게 바꿀 건지 세 후보에게 물어봤습니다.

"규제 일변도 안 돼…민간 주도 공급" 한 목소리

지난달 31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경선 첫 토론회에서도 단연 관심은 부동산 문제였죠.

세 후보 모두 '경제' 분야에서 유능하단 점을 부각하고 있는데요.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방식의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은 답이 아니란 점엔 공감대를 드러냈습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규제로 재개발·재건축을 억누르고 있다"며 공공임대주택보다 민간이 주택 공급을 주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데요.

하지만 시민들이 살고 싶은 집을 어떻게 더 빨리, 더 많이 공급할지를 놓고는 저마다 해법이 다릅니다.

① 박수민 "신축‧거래 활성화‧주택 바우처 '3종 세트'"

박수민 후보가 집값 잡을 카드로 꺼내든 건 '신거주(신축 공급‧거래 활성화‧주택 바우처) 3종 세트'입니다.

여기에 오세훈 시장의 신통기획(신속통합기획)을 잇는 '경통기획(경제성 통합기획)'을 내세웠죠. 서울시가 직접 용적률과 건폐율을 조정하고, 재개발 재건축 구역 지정 이후 시민들의 분담금 부담 등을 덜어주기 위해 금융적인 지원까지 해주겠다는 겁니다.

이를 통해 연간 신축 주택 12만 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30년 이상 된 낡은 주택을 25년 안에 신축으로 바꾸려면 이 정도 속도가 필요하다는 거죠.

박 후보는 이렇게 신축 주택이 시장에 풀리면 매물이 없거나 거래가 지연되는 '매물 잠김' 현상이 줄어들면서 주택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거래가 더 늘어날 수 있도록 양도세 재설계를 정부와 협상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취약계층에는 전·월세 비용이나 주택 구입 자금을 보조금 형태로 주는 '주택 바우처'를 지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소득이 적은 시민도 더 좋은 집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입니다.

② 윤희숙 "닥치고 공급…용적률 최고치로"

윤희숙 후보는 '닥치고 공급'(닥공)을 화두로 내세웠습니다. 초점은 '얼마나 많이'보다 '얼마나 신속하게 공급하느냐'에 있습니다. 윤 후보는 "'몇 년까지 몇 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후보들이 지킨 적 있었냐"고 했는데요. 지키지 못할 숫자를 언급하기보단, 공급을 막는 구조적 원인부터 없애겠다는 취지입니다.

윤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용적률 500% 상향'을 내놨습니다. 용적률을 최고치로 끌어올려 개발을 활성화한다는 겁니다. 시장에 당선되면 100일 안에 직속 전문가 협의체를 만들어 서울 내 재개발·재건축 현장을 전수조사한다는 계획입니다.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공공기여 항목과 방식을 주민들이 직접 정하는 '공공기여 주민투표제'도 공약했습니다. 서울시와 주민 간 갈등을 최대한 줄여 개발 속도를 낸다는 복안입니다.

윤 후보는 "오 시장이 시행하는 '신통기획' 지침이 수천 페이지에 이를 정도로 복잡하고, 주민이 원하지 않는 시설을 강요해 도리어 정비사업을 막고 있다"며 시장이 행사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③ 오세훈 "역세권 '직·주·락' 복합개발"

오 시장의 대표 부동산 정책, '신통기획'이죠. 재개발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직접 지침을 제시해 정비구역 지정을 5년에서 2년 수준으로 단축시킨 것이 핵심입니다.

오 시장은 지금보다 '더 빠른' 신통기획 2.0도 내놨습니다. 정비사업 초기부터 준공에 이르는 전체 과정 중 '인허가 구간'에 대한 불필요한 절차를 덜어내 정비사업 기간을 추가로 1년 단축하겠다고요. 2031년까지 서울 전역에 31만호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또 "출퇴근은 짧게, 휴식은 길게, 일상은 풍요롭게"를 모토로 한 '역세권 직·주·락' 사업도 꺼냈습니다. 하루 1천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 내 모든 역세권 325곳을 직장과 주거, 오락이 결합된 곳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환승역 주변에는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허용해 싱가포르 마리나원과 같은 복합단지를 만든다는 포부입니다.

이를 통해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21만 2천 가구로 늘리고, 인허가 절차는 줄여 사업기간을 24개월에서 5개월 이상 단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오세훈 정책 계승? 폐지? 논쟁 중

현역 오 시장에게 도전장을 내민 박수민·윤희숙 후보. 오 시장과 차별화 하며 견제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당 원내대표 비서실장직을 던지고 나온 박수민 후보는 출마 선언에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찾아 조언을 들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 버스전용차선제 도입 등 성과를 낸 전임 서울시장이자 박 후보의 옛 '청와대 상사'입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박 후보가 청와대에서 원전·유전 사업 실무자로 함께 일했던 시절을 회고하며 서울시장 도전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전 대통령과 오 시장이 이룩한 정책을 이어가면서 서울을 발전시켜 '고건→이명박→오세훈→박수민'으로 이어지는 보수정당 적통 계보를 완성하겠다는 겁니다.

가장 먼저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윤희숙 후보는 '오세훈 시장 때리기'에 더 적극적입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서울로7017와 오세훈 시장의 '한강버스'를 모두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했는데요. 각각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서 보고 온 것들을 그대로 서울로 옮긴 '전시 행정'에 불과하단 겁니다.

윤 후보는 "(전임 시장들이) '외국에서 좋은 정책을 그대로 가져와 하면 된다'는 콤플렉스가 있다"고 꼬집었는데요. 오 시장의 정책을 발전시키되, 없앨 건 과감히 폐지하는 '비판적 계승'을 하겠다는 게 윤 후보의 설명입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최종 후보는 추가 토론회를 거쳐 오는 18일 선출됩니다. 4선 오 시장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킬까요.




정성원 기자 jungsw@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