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그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이 여자 아이스하키입니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현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동계 종목 중 팀워크가 좋기로 소문난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23명이 한 몸이 돼 평창 올림픽에 대비하고 있지만 최근 분위기는 말이 아닙니다.
남북 단일팀이 이뤄지면 우리 선수들 중 일부가 출전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한도희 /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다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가지고, 그냥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어이없어요) 4년간 한 팀으로 가족같이 운동했던 팀인데."
실업팀도 대학팀도 없는 여자 아이스하키팀.
직업도 없이 오로지 대표팀만 보고 평창올림픽을 위해 달려왔지만 남북 단일팀 추진 소식에 억장이 무너집니다.
[고혜인 /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전세계적으로 정해진 룰이 있는데 남북단일팀 만든다고 30명으로 늘린다, 이런 말 자체가 말이 안되고…"
[한수진 /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북한 선수들 추가되면) 우리나라 선수들, 엔트리에는 껴도 시합에는 못 끼는 희생을 해야하는 거잖아요."
팀워크가 생명인 종목 특성상 남은 6개월 간 북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김희원 /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저희는 4년 넘게 다같이 준비해왔는데 (단일팀이 되면) 4년 동안의 팀워크를 만들 수 없지 않을까."
올림픽을 위해 해외에서 귀화한 선수들도 불안감을 나타냈습니다.
[임진경 /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팀을 위해서 5년 전 한국에 왔습니다. 생각하지 않고 팀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날 훈련도 밤 10시가 넘어서야 끝났습니다. 선수들의 바람은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엄수연 /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아이스하키를 원래 모르셨던 분들이 통일 하나만으로 갑자기 아이스하키를 생각하시고 저희를 이용하시는 것 같은데, 지금 땀 흘리고 힘들게 운동하는 선수들 생각 한 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현수 / 기자]
선수들은 "스포츠를 스포츠로 봐달라"고 말했습니다. 4년간 흘려온 땀이 정치적 이유로 눈물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채널A뉴스 이현수입니다.
이현수기자 soon@donga.com
영상취재: 이승헌
영상편집: 조성빈
그래픽: 백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