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현장360+]구치소에 ‘마약’이…옥바라지 업체 실체는

2025-05-22 18:12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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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소자 심부름 돕는 옥바라지 업체에서 제안한 월 VIP 회원제 내용.

'VIP 옥바라지'의 실체

지난 주 기자가 찾아간 한 옥바라지 업체. 간판도 없는 낡은 사무실에 있었습니다. 일하는 사람도 단 1명. 옥바라지 업체 운영자는 망설임 없이 'VIP 옥바라지 패키지'가 써 있는 프린트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월 300만 원을 내면 재소자에게 여성 소개, 복권 대행 구매, 음란 잡지 배송은 물론 민원 처리까지 가능하다는 겁니다. 여기서 '민원 처리'가 무엇인지 묻자, 공식적인 방법으론 들어갈 수 없는 약물까지 넣어줄 수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 다니던 병원을 찾아가 의사를 회유해 더 센 약을 구할 수 있다고 밝힙니다.
기자가 반신반의 하자, 그는 "돈 내면 안되는 게 어디 있겠어요?"라며 교도관 라인을 타면 된다고 자신했습니다.

 지난 달 24일, 신종 마약이 적발된 수원구치소.

구치소 내 '신종 마약' 반입 적발

지난 달 24일, 수원구치소에 마약류로 지정된 신종 약물'펜사이클리딘' 의심 물질이 적발됐습니다. 이 약물은 환각 작용이 강하고, 사용 시 극도의 충동성과 폭력성을 유발해 위험성이 큽니다.법무부에 따르면, 약물은 마약 범죄로 수감된 재소자 개인 물품에서 발견됐고, 그 반입 경로를 둘러싸고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지난 3월 인천구치소에서도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적발됐습니다. 신입 수용자의 신체·의류 및 휴대품 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성분 미상의 물질이 발견됐습니다.
도서나 편지, 외부 처방약의 받는 것만이 재소자가 법적으로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정식 루트. 옥바라지 업체들은 이 통로를 노리기도 합니다.

온라인 홍보로 더 은밀해진 옥바라지 업체

"수용자 맞춤 돌봄 가능!"
"혼자 두지 마세요."
"편지부터 영치금까지 전담 케어~"

기자가 접촉한 또 다른 옥바라지 업체는 SNS를 통해 홍보를 하고 있었습니다. 문구 뒤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링크가 숨겨져 있고, 해당 채팅방에서는 민원 대행의 구체적인 금액표가 공유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일부 옥바라지 업체는 '기술 협조 인력'을 모집한다며, 교도관 출신이나 교정시설 유경험자를 스카우트하려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법망 좁히자 지하화…사각지대는 여전

법무부는 3년 전부터 옥바라지 업체 관련 전수 세무조사와 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업체 수는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비공식 경로로 전환된 업체들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돌봄'을 빙자한 위법…관리 감독 해야

원래 '옥바라지'는 수감된 가족을 걱정하는 순수한 가족애에서 비롯된 단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재소자의 불법적인 심부름도 연결하는 '그림자 산업'이 됐습니다.

구치소와 교도소가 교정 교화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법무부는 옥바라지 업체의 음성적 행태를 보다 치밀하게 관리 감독해야 할 것입니다.



백승우 기자strip@ichannela.com